사람을 닮은 집을 가꾸고 지키는 사람


 전북 전주시 완산구 문화3길 14-14

별의별하우스 고은설


직 업   도시문화기획자 

입 문   2014

메 일   artcluster2014@hanmail.net 

SNS   @byul_by_b_official

운 영   문의 후 방문 / 010-8979-9977

#마을공동체 #문화촌 #도시재생

만남일_2020.10.30

에디터_1기 신지혜 | 사진_빛쟁이사진관

만남


전주 중노송동에는 ‘문화촌’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다. 문화촌은 과거 공설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고급주택들을 지으며 생겨난 마을이다. 각자의 얼굴과 목소리로 살아가는 사람과 같은 집이 자리 잡고 있다. 구석구석 한순간에 흉내 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그곳에서 사람을 닮은 집을 가꾸고 채워나가는 고은설을 만났다. 빈집을 리뉴얼하고 그곳에서 새롭게 맺어질 관계를 디자인하는 건축도시문화기획자로서의 삶에 대해 나누었다.


사람


고은설은 사람들의 고유한 성향이 죽지 않고 그 자체로 빛나길 바란다. 고유함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아이들의 영향도 컸다.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했다. 그러려면 자신이 먼저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본연의 고유함이 지켜지고, 고유함이 지켜지기에 다양한 구성원이 그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를 꿈꾼다.


“저를 이 길로 이끈 건 객기일 수도 있어요. 고유함을 잃는 게 너무 싫었어요. 사람이 쉽게 대체되거나 부품처럼 사용되는 대기업은 눈길도 안 갔어요. 마음이 안 간 거예요. 나는 고유한 고은설로 살 거라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지금과 같은 꿈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별의별’은 빈집을 찾고, 어떤 관계와 활동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상상하며 집을 고친다. 고은설은 ‘아파트’를 통해 나타나는 공간과 지역의 계층화 현상에 대한 답을 오래된 동네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람을 닮아 저마다 다른 모습과 성향이 있는 공간을 고쳐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전주에 돌아와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동네가 계층화된다는 걸 느꼈어요. 여기는 못 사는 동네, 여기는 잘 사는 동네. 이런 이야기가 비단 서울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전주의 이야기고, 우리의 이야기에요. 한국 사회는 아직 보이는 것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아파트로 가면서 규격화되면서 평수도 보이고 시세도 보이죠. 사는 곳에 따라 경제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되니까 사람을 그 기준에 따라 구분하는 거죠.”


솜씨


‘별의별’은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가꾸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하는 ‘봉봉한가’, 아이들의 아지트인 ‘철봉집’, 전주에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봉집’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힘을 쏟고 있는 프로그램은 ‘봉봉서당’이다. 부모와 마을 어르신이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을 함께 기르는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이다. 다른 연령과 성별의 사람들이 교류하며 각자가 평등하게 존중받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


“교류하면서 저는 여기에서 이제 성평등이나 역할에 대해 낯설게 보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가족부터 시작해서 점차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한 세대들을 참여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다양한 문화가 대등하게 존중받으면서 그걸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지역


호남제일문 근처에서 나고 자란 고은설은 대학 시절 서울로 올라가 30대 초반, 전주로 다시 돌아왔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일굴 터를 찾아 헤매다, 어렸을 적 동네가 떠오르는 노송동에 자리 잡았다. 그는 골목 많고 주택이 많은 동네에서 뛰놀며 자란 유년의 힘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돌고 돌아 다시 비슷한 동네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여러 지역에서 일하지만 삶터를 가꾸는 작업은 노송동에서 하고 있어요. 빈집이 많다는 점이 가능성이라고 봤죠. 집에 담긴 이야기를 기록하고, 사람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기도 해요.”



인사


‘별의별’은 ‘여기서는 다 괜찮다’는 마음이 드는 공간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강해 보여야 무시 받지 않을 수 있고, 나를 증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길 바란다. 존재 그 자체의 고유함을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당신이 무엇을 이루었든, 우리 이웃으로 있어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가 오가는 동네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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