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으로 떠나는 여행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인2길 25-48
직 업 숙소운영자
입 문 2018
메 일 mmoaroad@gmail.com
SNS @travel_moa / 010-9286-7975
운 영 입실 16:00, 퇴실 11:00
#제로웨이스트숙소 #시인의방 #사유의공간
만남일_2020.10.16
에디터_1기 김진경 | 사진_빛쟁이사진관
만남
‘모악산의 아침’에 갈 때면 멀리 여행을 떠나듯 마음이 들뜬다. 89번 버스를 타고 전주 중인동 종점에서 내려 고즈넉한 마을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빨간 벽돌집이 보인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 잔디밭 쪽으로 걸어 올라갈수록 대나무 소리와 새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더 이상 시끄러운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리모델링하여 독채숙소를 운영하는 대학생 모아를 만났다. 그는 관심 있는 환경, 노동, 청년 등의 사회적 이슈에 관해 공부하고 끊임없이 숙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며 공간과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그와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가득 나누었다.
사람
2018년까지 가족과 함께 지낸 주거공간을 독채숙소로 리모델링했다. 공사, 인테리어, 관리 등의 일을 모두 맡아 진행했다. 지금은 대학 생활과 숙박업을 병행하고 있다. 보통의 직장인은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의 업무에는 출퇴근이 없다. 공간 청소, 공간 유지와 보수업무, 운영방안에 대한 고민, 손님 응대 등이 쉬는 날 없이 이어진다. 운영 초기에는 시간제한 없이 문의에 답하고 친절하게 응대했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일의 방식과 시간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업무 시간을 정하고, 노력해서 휴식 시간을 만들고,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선까지 응대하고. 저와 맞는 일의 방식을 찾아야 오래갈 수 있어요.”
모아는 자신뿐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에 자신감 있는 사람이다. 그는 모나지 않은 시선과 친화력으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결점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날도 있지만 금세 잊고 다음 일을 하기 위해 툭툭 털고 일어난다고 한다. 그에게는 모든 처음을 함께 한 6년째 연애 중인 애인이 있다. 모악산의 아침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가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옆에서 묵묵히 도우며 든든하게 일을 나누어 맡고 있다.
솜씨
사람들이 머무는 동안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컨셉과 배치를 고민해 ‘모악산의 아침’을 갖추어왔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쁜 것보다 청결, 안정, 휴식에 초점을 두어 조성해 공간은 깔끔하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모든 공간에 열과 성을 쏟았다. 그중 휴식과 사유의 공간이 나뉘어 있는 ‘시인의 방’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22살 때부터 운영한 ‘모악산의 아침’은 그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삶의 패턴과 방향성을 반영해 숙소의 시스템을 정돈하고, 관심 있는 사회적 이슈에 관해 공부하며 숙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요즘은 환경 공부를 시작하면서 공간의 물건을 비우고, 청소용품을 친환경 도구로 바꾸고, 이용자에게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요즘 ‘공간’ 모아와 ‘사람’ 모아가 통해있으나 조화롭게 융합되어야 한다며 적당한 거리를 두어 분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역
모아는 7살 때부터 모악산이 보이는 전주 중인동에 살았다. 오랫동안 살아온 중인동이기에 전주 어느 곳보다 변화를 선명하게 체감한다고 했다. 산을 깎고 아파트와 빌라가 지어지며 도로가 확장되었고 식당과 편의시설이 하나둘 늘어났다. 숙박업을 운영하고 있기에 반가운 일일 수 있으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정서적 공간이 사라져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오래된 것들이 보존되어야 해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인사
삶이 고되고 힘들어도 모악산의 아침에 머물렀던 시간 동안은 불편함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숙소를 운영한다.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머물던 시간을 떠올리며 미소지을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앞으로 청년들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을 더 깊게 고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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