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임주아의 삶에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난 과외선생님이다. 그의 글 소질을 발견하고, 아무도 주지 않았던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수학을 배우던 그는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로 문예창작과가 있는 대학교를 찾다가 난생처음 전라북도에 왔다. 살면서 처음 만난 어른다운 어른 같았던 21살 대학생 과외선생님이 건네준 말이 아직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글 쓰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몰라봐서 미안하다. 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수학만 가르쳐서 미안해.”
연결하는 일을 좋아하는 그는 전주 책방놀지 매니저로 일할 때 지역에서 보기 드문 문학 낭독회를 기획해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저자와 독자, 작가와 작가, 작가와 출판사를 연결하는 자리, 지역 작가와 작품을 조명하는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를 계기로 작은 공간에서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 재미난 일을 도모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살기 시작했다. 선미촌에서 오랜 시간 의미 있는 기획과 작업을 이어나가던 장근범 사진가의 제안에 물결서사를 함께 만들게 된 이유도 그렇다.
직장을 다닐 때 그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하루종일 책상 앞에 붙잡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큰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책방 운영은 달랐다. 누가 시키지 않아서 하는 일이 주는 해방감, 그리고 더 잘 해내고 싶은 사랑을 동시에 느꼈다. 다양한 예술가들과 물결서사를 세우고 운영하면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판은 우리가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임주아를 포함한 물결서사 예술가들은 저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물결서사에서 창작활동을 지속하며 서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