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산미와 풍미를 가진

커피를 내어드립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4길 84-1

전) 리얼커피  박종필


직 업   바리스타

입 문   2011

메 일   kkangnangs@naver.com

운 영   미운영 / 010-6455-5434

#태백산맥 #산미 #재즈공연

만남일_2021.07.01 | 에디터_설지희 | 사진_최정남

만남


리얼커피를 처음 방문한 것은 소민정 PD님 덕분이다. 나와 이야기를 나눌 장소로 리얼커피를 제안하였다. 자기가 마셔본 전주 커피 중에 손꼽힌다고 했다. 리얼커피는 전주 객사 영화의 거리와 공구거리를 잇는 골목에 있다. 누군가 데려가지 않으면 얼른 알기 어려운 곳이다. 입구는 2개. 하나는 차 한 대 정도 지나가는 곁골목이고 하나는 사람만 지나다니는 사잇골목이다.


한쪽에는 로스팅 기계가 있고, 종종 재즈공연을 하는 듯한 이 공간에서 자신만의 풍미를 선보이는 박종필 바리스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람


교수를 하고 싶었고 공부할 돈을 마련하고자 직업군인으로 간 건데, 어떻게 커피로 빠졌네요. 원래는 전문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단순히 글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고 문학에서 영상으로, 영화로 같이 접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사회 비판적인 해학 소설을 좋아해서 최만식 작가님과 조정래 작가님 문학을 탐독했어요.


사회 비판 문학을 좋아한 이유는 저에게 당연했기 때문이에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정말 많은 사회문제가 있잖아요. 그런 문제가 드러나는 상황은 정말 비참한 현실이고요. 그런 상황을 풍자로 꼬아서 전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이게 문학의 힘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죠.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장교 출신 심재모의 영향으로 ROTC 지원해서 합격했습니다. 그러다 조금 꼬이면서 직업군인으로 4년 6개월 생활했어요. 공부하려고 5천만 원을 모았죠. 23살부터 28살까지 했어요. 그런데 집을 돌아오니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더라고요. 그래서 모은 돈을 드렸죠.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서 커피를 배우게 됐어요.


솜씨


제가 처음 카페에 일하면서 느낀 게 ‘조금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없을까?’ 였어요. 제대로 된 커피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으로 커피 공부에 전념했고, 제 카페 이름도 ‘리얼커피’가 된 거죠. 


커피를 배우고 29살에 창업했어요. 그때 창업은 망했다고 봐야죠. 상대방이 마시고 싶은 커피가 아닌 내가 알려주고 싶은 커피를 내린 게 잘못이었어요. 저만의 연구실처럼 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1년을 운영하고 정리했어요. 이후 2015년에 ‘리얼커피’를 창업했죠.


커피는 기호식품이에요. 기호식품은 다양성이 있다는 거죠. 당연히 저는 좋은 산미와 풍미를 기준으로 삼고요. 사람들의 눈과 귀와 코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얼커피 손님들은 멀리서 이곳까지 찾아와주는 손님이 많아요. 단골 중심이지만 멀리서 오시는 분들. 처음에는 산미 있는 커피를 잘 찾지 않았지만 이제는 많이들 찾으세요.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을 듣는 게 제 업의 낙이죠.

지역


고향은 부산인데 전주에 너무 오래 살았기 때문에 전주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산 초량동에 살다가 일곱 살 때 즈음 넘어왔어요. 가족 전체가 전주로 이사를 온 거죠. 저희 어머니가 전주분이신데 부산에서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하고 다시 전주로 넘어온 경우에요.


제가 추구하는 카페 컨셉은 앤트러사이트(Anthracite)예요. 약간 폐공장 같은 느낌을 선호하죠. 자주 공연도 하면서 박작박작한 공간이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약 2년 정도 재즈 공연을 많이 했어요. 주로 김성수 밴드와 DK 밴드가 함께했죠. 음악을 듣다 보니 정화가 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라이브가 너무 좋았고, 이런 감상을 많은 분과 향유하고 싶었어요. 관객과 뮤지션이 연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께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소액의 입장료는 전액을 기부했죠.



인사


요즘 코로나로 매일 12시간 가까이 매장을 지키고 있다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여유가 생기면 일주일을 어떻게 쓰고 싶으세요?” 그는 바로 답했다. “저는 1년 계획을 세워놨어요. 1년을 어떻게 보낼지 다 준비돼있어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철인 3종 경기도 준비하고요. 공부도 실컷 하고 싶어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가 그렇듯 박종필 대표 역시 하루하루가 치열할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그가 원하는 일상을 보내길 바란다. 그의 곧은 마음과 좋은 커피 맛과 성실한 삶이 최고의 균형을 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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