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하면 방짜유기, 그 가치를 알리고 싶어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19

전북무형문화재 방짜유기장 전수자

이솔이


직 업   방짜유기장

입 문   2015

메 일   ssolsday@naver.com

SNS   @today_is_ssolsday

운 영   오전 11시 30분-오후 18시(일요일 휴무)

           063-232-6289 

#둘째딸 #유기액세서리 #전수생

만남일_2020.10.20 | 에디터_설지희 | 사진_최정남

만남


풍남문을 지나는 길이면 ‘이종덕 방짜유기’라는 놋전이 눈길을 끌었다. 2019년, 전주 중앙동에 이사 온 다음 놋전을 방문하였다. 먼저 안면을 튼 것은 전북무형문화재 방짜유기장 이종덕 보유자의 첫째 이솔아였다. 매장 관리와 결혼 준비를 하던 바쁜 와중에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시간이 흘러, 방짜유기장 이종덕 보유자와 크라우드펀딩 ‘지친 일상의 쉼이 필요한 당신에게, 싱잉볼 그리고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둘째 이솔이를 알게 되었다. 눈웃음이 매력적이고 흥이 있으며, 동갑이라는 사실에 금새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매력적인 이솔이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사람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아버지예요. 누구를 속이는 걸 전혀 못 하시고, 우직하고 정직하신 분이에요. 저도 그런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은 거 같아요. 그래서 가끔 부딪치기도 하는데, 뭐 어쩌겠어요. 피는 못 속이는 걸요. 그런 성격을 받아서 방짜유기만을 고집하는 거 같아요.


제가 중학생 때 피아노를 쳤고, 고등학생 때 입시 미술을 하고, 대학생 때 패션디자인을 공부했잖아요. 저는 이 모든 걸 다 유기로 접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길게 배웠든 잠깐 배웠든 허튼 것이 없는 거 같아요. 모든 배움을 잃지 않고 유기랑 같이 가고 싶어요. 외국 사람들이 ‘한국’ 하면 ‘방짜유기’라고 알아줄 정도로 그 가치를 알리고 싶어요.


솜씨


유기는 구리 78%, 주석 22%의 합금이에요. 사실 과학적으로 봤을 때 주석이 10~14% 이상 들어가면 모든 금속이 깨지게 되어있는데 유기만 그 비율이 가능한 거예요. 선조대부터 찾은 황금비율인 거죠. 또 유기는 항균효과가 크잖아요.


제가 기억이 안 나는 시절부터 아버지 덕분에 방짜유기를 접하고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 아버지가 회사원인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학교에서 저희 아버지 공장 견학을 하러 가서 친구들과 다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보거나, 학교에서 사물놀이 하면 아버지가 징과 꽹과리를 다 지원해주셨어요. 아빠가 하는 일이 흔치 않다는 건 나이가 들어서였죠.


아버지의 방짜유기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서 전주에 내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배우기 시작했어요. 내 작업을 하고 싶었고, 내 공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방짜유기로 액세서리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한 거죠. 아버지는 제가 워낙 방황도 많이 하고 끈기가 없으니까 ‘얘 또 이러다 금방 그만두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셨겠죠. 그렇게 1년, 2년 계속하다 보니까 작업에 대한 욕심이 생긴 거 같아요.

지역


고향은 서울이에요. 24살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25살 때 전주로 내려왔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방황 아닌 방황을 한 거 같아요. 그러다 문득 가족이 있는 전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제가 전주로 이사했을 때는 이미 부모님과 언니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을 때였어요. 과거 전주 완산다리와 용머리고개를 지나 왼쪽 골목으로 올라가면 유기전길이 있었대요. 그 동네가 방짜유기를 많이 만들던 동네였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그 부근에 집을 지어 살았죠.


제가 술을 되게 좋아하는데 전주에 처음 오니까 같이 술 마실 사람이 가족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어떤 가게를 알게 됐어요. 그 가게에서 점점 전주 친구를 사귀게 됐고요. 지금은 제가 아는 전주 친구 90%가 다 그곳에서 알게 된 사람이에요. 그 가게에서 인연이 많이 닿았죠. 그 시기가 전주에서 제일 행복했던 때인 거 같아요.



인사


이솔이는 자신의 선택으로 충분히 부딪히고 깨닫는 사람이다. 그 순간의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고, 어떤 감정을 전하는지 인지하고 나아간다. 방황할 때는 충분히 방황하고, 나아가고자 할 때는 충분히 나아가는 사람. 유기를 만드는 일은 여성이 거의 없다. 특히 직접 두드려 만드는 방짜유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요구되는 체력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솔이만의 방짜유기를 꾸준히 개척하고, 널리 알리고 싶다는 그의 선택을 나는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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