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간에 딱 맞는 따스한 가구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화산천변3길 14
직 업 목공방 운영자
입 문 2015
SNS @intheraw_official
운 영 10:00-20:00 (일 휴무)
063-225-9615
#목재가구 #핸드메이드가구 #날것그대로
만남일_2020.12.04
에디터_1기 신지혜 | 사진_빛쟁이사진관
만남
이어라를 처음 만난 건 ‘동백꽃 지니 봄이어라’라는 작은 소품 샵이었다. 그곳에 함께 방문한 친구와 나는 영화의 한 장면이 담긴 엽서를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엽서가 하나 있었다. 어떤 영화인지 모른 채 엽서를 집어 들어 구매하려던 참이었다. 그는 다정하고 따뜻하게 엽서의 영화를 소개해주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물건을 소개하던 그는 현재 목수 남편과 목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만난 소품 샵에 비할 수 없이 넓은 공간이지만, 그곳을 지키는 이의 따뜻한 웃음과 배려는 여전했다.
사람
이어라는 자영업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의 목표를 위해서 소모되는 느낌을 받지만, 자영업은 본인의 노력만큼 성과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먼저 다가가는 밝은 성격을 타고난 그는 자신을 서비스업이 딱 맞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이어라는 의도와는 달리 상황이 순탄치 않을 때면 ‘다른 이면을 보려고 이렇게 됐구나’라며 긍정의 힘을 발휘한다. 어려서부터 자영업을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변수가 많은 삶에 익숙해진 덕이다. 평생 가게를 하셨던 그의 부모님은 자영업의 길을 먼저 간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나누어 주었다.
“회계라든지, 마진이라든지, 손님을 대하는 방식이라든지. 부모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솜씨
‘인더로우’는 날 것 그대로라는 의미다. 나무 물성을 그대로 살린 가구를 만든다는 약속을 전하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공방의 모든 제품은 나무를 재료로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가구이다. 공간에 딱 맞는 가구를 만들고 싶거나 오랫동안 사용할 가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이들이 인더로우를 찾는다.
“브랜드 소개에도 있지만, 저희는 나무의 물성 그대로를 살려서 가구를 만들어요. 나무는 물성 자체가 따뜻한 느낌도 있고, 자연의 느낌, 숲의 느낌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전달될 수 있게 전체적인 색감을 약간 화이트톤으로 했어요. 바닥은 나무색으로 하고, 전체적으로 식물들을 원래 더 많이 두고. 그런 나무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지역
이어라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서울에서 다양한 일을 했다. 처음엔 서울의 북적함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쳤다. 언젠가는 지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새로운 도시에서 여행하듯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전주에 내려와 ‘동백꽃 지니 봄이어라’라는 이름의 소품샵을 열었다. 2019년에 결혼한 그는 서울에서 목공방을 하던 남편을 설득해 전주에 함께 자리를 잡았다. 덜 치열하게, 더 여유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대 때는 사람들이 떠밀리듯 다니는 북적함이 좋았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많이 지쳤어요. 언젠가는 지방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속에 리스트를 만들고 있었죠. 그중 경주와 전주가 리스트에서 가장 위에 있는 도시였는데 로망을 실현한 거죠.”
인사
이어라는 가구 배송을 나갈 때마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그 기록에는 받는 이를 위한 따뜻한 바람의 말을 덧붙인다. 가구가 잘 쓰이고, 함께하는 동안 행복한 추억이 많이 담기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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