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조금씩 더디게 지나가길 바라게 되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12-10

빠리브레드  남현숙


직 업   베이커리 사장님

입 문   2017

운 영   08:00-20:00 (일, 월 휴무)

          063-284-3301

출처_도심살림 Vol.04 일부 발췌·작성 | 에디터_최지나

젊은이들이 모이는 전주 객사에는 유행에 따라 화려하게 이목을 끄는 가게들이 새로 생겨나기도, 없어지기도 한다. 이런 ‘힙한 곳’들과는 조금 멀리에 떨어진 어느 좁은 골목엔 연식이 있어 보이는 작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길을 잘못 든 여행객들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섞여 다니는 이 작은 골목에 이제 막 두 번째 공간의 새 단장을 마친 빠리브레드가 자리 잡고 있다. 하루 내 쉴 새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들고 계신 빠리브레드 대표님을 만나 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빠리브레드를 운영 중인 남현숙입니다. 전주에 와서 빠리브레드를 운영한 지는 4년째구요. 맞은편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서 이쪽으로 옮긴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처음 빠리브레드 문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는 부산에서 살면서 빵에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고 회사에 다니기도 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자연스럽게 다시 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좀 더 사람들 눈에 띄는 큰 길가도 많은데 이 골목에 자리 잡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전주에 건너와 객사를 온종일 돌아다녔어요. 지금 가게가 있는 골목을 지나가는데 한 건물이 눈에 띄더라고요. 마침 임대가 나온 건물이기도 했고요. 건물 안에 나무들도 정말 이쁘게 되어있고 그냥 봤을 때도 느낌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이곳에서 시작할 당시에 객리단길이 인기가 많을 때였지만 왠지 이 골목이 마음에 들고 끌렸던 것 같아요.


이 골목에 자리 잡은 지도 4년이 흘렀어요. 처음 시작할 때랑 지금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들이 있나요?


빵에 대한 인식이나 입맛들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처음 전주에 왔을 때는 저희 가게에서 주로 파는 치아바타나 앙 바게뜨, 호밀빵 등 유럽식 빵에 대해 너무 딱딱하다든지 이런 부정적인 의견이 많고 인지도가 낮았던 것 같아요. 단맛도 약하고 이게 무슨 빵일까 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누룽지 같은 고소한 맛이 있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이런 유럽식 빵을 찾으시는 분들도 많고 파는 가게들도 많은 것 같아요.

 


빵을 만들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발효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특히 신경 쓰고 있어요. 꼭 아침 6시에 맞춰서 출근 시간이 정해진 게 아니라 발효 상태에 따라 출근 시간을 정해요. 그날의 습도, 온도에 따라 발효가 보통 때와 달리 빨리 일어나는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새벽 2시, 3시에도 나와 작업을 하기도 하죠.


하루에 정말 많은 시간을 이 골목에서 보내시는데, 매일 이 골목을 지켜보시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나요?


제 느낌에 이 골목이 일본에 작은 도시들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일본에 장인 정신을 가지고 1대, 2대, 3대에 걸쳐 계속 장사를 하는 가게들이 있는 골목 있잖아요. 이 골목에서 실제로 오래 장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일본강점기 때부터 있던 건물들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일본의 골목 분위기 같다는 생각을 많이 들어요.

 


마음속에 꿈꾸고 있는 미래 빠리브레드의 모습이 있나요.


미래에 대해 거창한 포부보다는 오늘 하루 열심히 살고 싶어요. 매일 오늘 하루를 시작하고 내일은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싶어요.

 


빠리브레드의 빵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속 재료가 아낌없이 푸짐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있듯이,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은 아마 정성과 애정을 듬뿍 쏟아 만든 빵임을 느끼고 꾸준히 방문하는 것이 아닐까. 새롭고 화려한 것들이 시선을 끌고 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지만 이 골목과 가게들의 시간은 조금씩 더디게 지나가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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