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와 거리, 사람과 사람을 잇다


전북 전주시

사람의 거리 시민네트워크 기획단

유상훈, 이정길, 노지인


직 업   문화기획자

조 직   2016


출처_도심살림 Vol.03 일부 발췌·작성

에디터_서두리, 서정인

전주 원도심의 주요 도로인 충경로를 중심으로 웨딩거리, 동문거리, 객리단길이 위치하고 있다. 각 거리별 주체들의 활동을 통해 도로의 주요기능인 교통편의와 공급 중심의 역할을 넘어, 사람이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고자 한다.


사람의 거리 시민 네트워크 사업과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이정길 문화 기획 활동을 지속해오며 자연스레 연결되었어요. 차 없는 사람의 거리는 2016년부터 진행이 됐었고, 저는 2018년부터 정식으로 합류하게 되어 주로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일을 했었어요. 당시 기획팀과 공간계획팀 등 여러 역할이 구성되어 있었고, 저는 공간 세팅하고 행사 준비를 위해 팀원들을 지휘하는 등의 현장 일을 담당했었죠. 2019년부터는 시민 기획단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했구요. 올해는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려 열심히 준비했는데, 코로나19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져서 아쉽게 되었네요. 


유상훈 기존에 프리단길행사를 전북대 대학로에서 진행을 해왔었고, 온두레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 당시 공동체 부서에서 객리단길 거리행사에 관심이 있는 것을 아시고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민공모사업에 지원해 볼 것을 제안해 주셨어요. 그렇게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객리단길 거리행사 활동을 하게 되었죠. 충경로 차 없는 사람의 거리는 이정길 대표님을 도와 현장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후에 객리단길 거리 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 기획단으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작년 (2019년)하반기에 차 없는 사람의 거리 시민기획단을 구성하고 다양한 분야의 여러 기획단원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었죠.


노지인 저는 인형극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꼭두’의 2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요. 2019년도에 전주 원도심 다가동에 활동 공간을 마련하게 되면서, 원도심 주변에서 시도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고민했어요. 마침 2019년에 저희 공간 근처에 있는 원도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주민공모사업을 통해 다가동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활동들을 실현해볼 기회를 얻게 되었죠. ‘북 콘서트’와 ‘토크콘서트’ 등을 진행해보며 차이나 거리와 웨딩거리 상인·주민들과 유대를 쌓았어요. 올해도 센터와 거리를 중심으로 시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에 함께하게 되며, 발 길이 끊긴 이 동네에 소소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해보고자 여러 기획을 했었죠.



충경로 차 없는 사람의 거리 행사는 어떤 행사인가요?


이정길 전주 원도심의 큰 도로인 충경로를 막아 기존의 교통 통과도로의 기능을 잠시 멈추고, ‘충경로’라는 장소가 가지는 의미를 찾아보며 숨겨진 풍경을 꺼내 보는 새로운 시도에요. 쉽게 말하면, 교통 도로를 막고 그 안에서 다양한 놀이나 일들을 해보는 거죠. 청소년들에게 활동의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어요. 시민들에게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고, 시민 의제를 자유롭게 언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이자 쉬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어요. 몇 해를 걸쳐 꾸준히 시도해보니, 기억해주시고 방문해주시는 시민들도 생겨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유상훈 특히 작년(2019년)에는 시민기획단을 구성하여 전주 시민 중에 거리(충경로)에서 함께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모았어요. 장르, 연령 구분 없이요. 여러 청년과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여 행사를 꾸려가는 시간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올해는 충경로 차 없는 사람의 거리 행사에서 충경로와 연결된 웨딩거리, 차이나거리, 객리단길 거리 행사로까지 확장되어 시민 네트워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작년(2019년)부터 진행해 온 객리단길 거리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었었나요.


유상훈 작년(2019년)에 네 번을 진행했어요. 잠시 거리의 차량을 통제하고 그 공간을 버스킹, 문화공연, 플리마켓, 음악회 등으로 채웠어요. 차량을 막는 것 때문에 처음엔 상인과 주민분들이 달가워하지 않아 하셨어요. 그런데 세 번째, 네 번째 행사를 진행할 때부터는 주민분들이 직접 체험 부스도 운영하시고 차량 통제도 도와주실 만큼 호의적으로 반응해주셨어요. 여러 번 진행하다 보니 ‘우리 집 앞에서, 가게 앞에서 이런 문화 활동을 하니 좋네’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구요. 심지어는 시민기획단에 들어오셔서 같이 플리마켓을 기획하신 상인 분들도 있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사실 올해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보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한 것을 추진하진 못했어요. 그래도 거리행사를 기반으로 한 객리단길 상인·주민 네트워크 구축 대신에, 거리개선 캠페인이나 객리단길 콘텐츠 영상 제작 등의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하고 시도해보며 올해(2020년)를 마무리하게 됐네요.

 


지금껏 사업을 진행해오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유상훈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남의 앞마당에서 무언가를 하려면 그 사람하고 충분한 소통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충경로와 객리단길은 그곳 주민과 상인들에게는 앞마당 같은 공간이잖아요. 그런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데에 그분들을 배제하고 저희끼리만 할 수 없기 때문에, 행사 진행 전부터 진행하는 당일 그리고 마친 뒤에도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해요.


이정길 저 역시 ‘소통’이 시민을 위한 거리 행사의 키워드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해요. 거리에서 활동하는데 외부인만 즐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지난해 차 없는 사람의 거리 시민기획단 활동을 하면서 상인들과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그 공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고, 행사를 진행했을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분이 주민과 상인이잖아요. 행사 당일 거리 주변 상가와 관계를 맺어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플리마켓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안내도 해드리면서 거리 행사를 통해 물질적으로든 경험적으로든 얻어가시는 게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러 고민을 해 본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이 소통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하고 중요하게 여겨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유상훈 맞아요. 행사할 때 그분들이 이해할만한 그런 행사를 치러야 해요.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이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가치를 이어나가기 위해 객리단길 주민들과도 공동체를 구성했고, 지속적으로 회의하며 행사를 기획했어요. 저희 행사에 참여하셨던 주민분들이 올해 온두레 공동체 신청을 하셔서 최우수상을 받으셨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니 저희가 생각한 방향으로 잘 나아가는 것 같아서 괜히 뿌듯해져요.


앞으로의 활동이 어떻게 펼쳐져 나갔으면 하나요.


노지인 다가동이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과 상인들께서 변화를 느끼시고 기대도 많이 하세요. 가게 운영으로 참여하지 못하셔서 미안해하시며 여러 모양으로 관심을 갖고 계세요.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책임도 생겼어요. 저희가 가진 것을 활용해서 꾸준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본업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상인분들과 주민분들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거리 활동에 함께하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것이 숙제이자 저희의 역할인 것 같아요. 지금은 차이나거리, 웨딩거리로 분리되어있는 느낌이 있는데, 마을 공동체로 하나로 엮어져서 주민 커뮤니티가 끈끈해지고 주민 간 교류를 토대로 주체적으로 거리 문화를 가꿔나가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해요.


유상훈 객리단길과 충경로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거리로 확장해 나가는 게 작은 목표에요. 저는 사람들이 누구나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 싶어요. 저희가 진행했던 객리단행사 때도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주위를 살펴야 했어요. 거리를 보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거죠. 차량을 통제하면 그 공간은 사람들에게 걷기 좋은 거리가 돼요. 그리고 그곳에 놀 거리와 볼거리가 채워지면 사람들이 오고 싶은 거리가 돼요. 저는 그런 거리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거리라는 공간을 단순히 통행을 위한 공간이 아닌 접근성이 좋은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에요. 거리가 하나의 무대가 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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