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인물탐색, 국민각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49

국민각  김종철, 이인순


직 업   중식당 사장님

입 문   1990

운 영   10:30-20:00 (일요일 휴무)

          063-284-3301

출처_도심살림 Vol.03 일부 발췌·작성 | 에디터_박은

짜장면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소울푸드로 꼽힌다. 졸업식, 이삿날 등 추억의 디테일은 달라도 각자의 감성이 한 그릇에 담겨있어서다. 특히 곤궁했던 그 시절 짜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전주 남부시장에도 우리의 추억을 자극하는 음식점이 남아있다. 풍남문에서 남부시장으로 들어가는 골목에 있는 중화요리 ‘국민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음먹고 찾아가지 않으면 좀체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자리하고 있지만,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남부시장 물짜장 고수로 정평이 난 국민각 김종철·이인순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SINCE 1990~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짜장면 장사를 시작한 건 아니에요. 80년대에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왔고, 5~6년간 주방일을 하다가 남문에 자리한 국민각으로 왔어요. 중국요리 일을 한 지는 한 30년쯤 된 것 같아요. 그 당시 국민각은 중국사람이 운영했어요. 이후에 저희가 국민각을 인수해 장사하게 됐죠. 시장 안쪽으로 들어온 건 6년쯤 됐나. 시장 근처에서 장사를 쭉 하다가 시장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돈을 더 벌고 싶었어요. (웃음) 사람들도 많이 방문할 것 같고, 함께 장사하는 이웃들도 많으니까 장사 환경도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선한 마음


종종 손님들이 “짜장면 좀 (공짜로) 먹을 수 있게 주세요”라고 부탁하세요. 그러면 저희는 그냥 드려요. 그분들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저희한테 그렇게 말했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사전에 그런 양해도 없이 음식 다 먹고 “돈 없어요” 이러고 가버리실 땐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하죠. 반대로 짜장면 한 그릇 싹싹 비우시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시면, 오히려 저희가 더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래서인지 손님들 사이에서는 저희가 선하다고 소문이 났나 봐요. (웃음) 돈이 없다는 손님한테도 “생각나면 나중에 돈 갖고 오세요”라고 말하고 돌려보낼 때도 있어요. 그래도 저희 음식 먹으러 오는 손님들인데 싸워서 뭐하나 싶어서요. 짜장면 한 그릇 정도는 내어드릴 수 있어요.

 


위기와 극복


장사하면서 애로점이 많았어요. 남문 근처에 전북마트가 있어요. 그 맞은편 상가 2층에서 장사할 땐데 건물주가 갑자기 나가라고 해서 쫓겨났어요. 김장철이라서 그때 200포기 정도의 김치를 담갔는데, 모두 접어야 했죠. 그때 담근 김치는 모조리 주변 사람들한테 나눔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는데, 무조건 나가라고만 하니까 어쩔 도리 없이 나와야만 했죠. 여러 가지 이유로 4번이나 이사를 하게 됐어요. 그래도 지금은 손님들이 맛을 인정해주시고 자주 찾아주세요. 짜장면 먹으러 아중리, 평화동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어요.


남부시장


1984년도쯤으로 기억하는데, 그 시절 남부시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어요. 그때 시장에 저희 가게를 포함해서 3개 정도 짜장면집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곳 하나만 남았어요. 각자 사정이 있어서 이곳을 떠났겠지만, 일단은 이 시장 안에서 저희가 승리한 것 같아요. (웃음) 그 시절 남부시장과 지금의 남부시장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화장실이나 주변 시설이 깨끗해졌다는 것,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것. 이 정도 같아요. 그래도 남부시장에서 장사 하셨던 분들은 결국에 다시 남부시장으로 돌아오세요. 사람들로 북적이던 호시절은 지났지만 그래도 ‘남부시장’이라는 이름이 남아있어서 이곳으로 와서 다시 시작하시죠. 아무래도 모르는 곳보다는 시장에 이웃 상인들도 있고, 이곳의 생리도 잘 아니까 장사하기엔 조금은 낫겠죠.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노동이지만, ‘짜장면’ 한 그릇이 주는 행복감과 기쁨을 알기 때문일까. 국민각의 김종철, 이인순 부부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짜장면을 내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84년도 그 시절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던 남부시장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국민각은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마음가짐과 변하지 않는 맛으로 손님들을 기다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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