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쓰임과 선택이 있어야 

오롯이 빛나는 존재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10 별궁터 마당 2호

가야위  위주혜


직 업   디자이너 겸 대표

입 문   2017

메 일   gaya.wie.design@gmail.com

SITE   www.gayawie.com

운 영  13:30-17:30 (문의 후 방문)

          010-2016-2669

#오케스트라 #한옥 #전통지킴이

만남일_2021.09.23 | 에디터_2기 김나은 | 사진_김덕원

만남


일상적인 제품에 한국적 전통이 가미된 제품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한옥에서 모티브를 얻은 가방 가야위가 눈에 띄었다. 디테일한 마감 퀄리티, 오피스룩에 제격인 엣지 있는 디자인까지. 이질적인 한옥과 가방, 두 항목이 어떻게 ‘가야위’라는 가방 전문 브랜드로서 사랑을 받게 된 건지, 가야위 위주혜 대표님을 만나 뵙고 한옥 가방의 특별함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람


가야위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대표 위주혜입니다. 한옥에서 모티브를 얻은 전통 가방 브랜드 ‘가야위’를 국내에서 17년에 런칭했고, 지금은 종로에서 제품 판매를 겸하는 쇼룸을 운영하며 고객님들과 만나 뵙고 있어요.

 

갓 스무 살이 되기 전, 일을 하러 건너간 호주에서 많은 일을 겪었어요. 어릴 땐 뭐든지 다 하고 싶고,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자신감이 있잖아요. 막연하게 갖고 있던 전문가라는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죠. 시간 날 때마다 미술과 관련된 건축 디자인, 해부학 책 등에 파묻혀서 공부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순간이 늘 성공이나 실패의 연속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일상적인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작은 경험들이 쌓여 어느 순간 가야위의 모티브가 된 한국적인 스타일의 가방이 인기를 얻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호주에서 말이죠. 당시에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가방을 만든 건 아니었지만, 독특하게 디자인한 핸드메이드 가방이 지역의 작은 심사에서도 선정되었어요. 계속 판매가 진행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인기를 얻게 됐죠. 그러한 작은 경험들이 쌓여 자신감의 원천이 된 것 같아요.

 

2013년도쯤 잠시 한국에 왔을 때, 조형물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어요. 선릉역 근처에 잠시 머물면서 학원을 알아보러 다녔죠. 그때 학원에서 우연히 만났던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그 선생님께 조형과 조소를 배우게 되었는데요. 조소에 소질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평소 제가 3D 분야에 자신 있는 편이었고, 조형물을 봐도 빠르게 파악하는 편이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 선생님께서 자신감을 많이 주셨고요. 그때 사정이 있어 교육은 3주 정도만 배우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부분까지 전부 양해해주셨죠.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무언가를 배우기에 3주라는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제대로 배워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솜씨


‘가야위’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전부 한옥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모든 제품은 건축적인 측면과 한국적이고 세련된 고운 색감을 반영하고자 노력했어요. 그전까지 국내에 한옥을 접목한 가방은 없었거든요. 오늘날 한국 전통의 미적 감각을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인이 기능적으로 사용하기 편리하고 실용적인 조형 예술품을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가죽은 굉장히 좋은 소재의 가죽만을 사용했어요. 가방끈 일부분은 모시 원재료로 제작했을 만큼 디테일에 집중했죠. 어떤 부분은 한지가죽으로 제작했어요. 특히 한지가죽은 장점이 많아요. 국내산이고 무게도 가벼워 휴대하기 좋거든요. 99% 항균 작용은 물론 소재의 90% 이상은 생분해가 돼요. 이런 친환경 소재를 가방에 활용하고자 정말 많은 연구를 거쳤습니다.

 

가야위 제품은 주로 한국적인 것에 관심 있고, 예술을 좋아하거나 독특함을 선호하는 분들이 주로 찾아주세요.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있고요. 가야위 쇼룸은 많은 분들이 실제 전통 건축물과 함께할 수 있도록 종로 고궁 인근에 오픈했습니다. 공예박물관과 경복궁이 있는 예쁜 곳이에요. 저의 아이덴티티가 한옥이기 때문에, 한옥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품과 나무 제품으로 공간을 구성했어요. 사용하지 않거나 버려진 나무를 재활용했답니다. 나무 선반들, 디스플레이 용품까지 전부 옻칠 페인트를 사용해 직접 만들었어요.

 

저는 이 공간이 판매 공간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좀 더 접근하기 쉬운 공간이었으면 해요. 그래서 ‘가야위 Theatre’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극장의 오케스트라처럼 제 가방의 모든 디자인 요소들이 모여 연주된다. 그리고 연주는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서 완성된다.’ 일종의 공간디자인적 의미도 있거든요. 그래서 쓰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역


어렸을 때부터 예술은 내 생각과 표현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사람들과 나누는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저의 매개체가 가방이던 것 같아요. 공부는 생각하는 방법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녔던 한국 학교 과정에서는 그런 걸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 부분이 항상 안타까웠는데, 호주에서는 그런 아쉬움이 어느 정도 해소됐어요. 덕분에 호주에서 보낸 20대 초반의 기억이 나름대로 좋았던 것 같아요.

 

호주에서 20대 초반을 보내는 동안 틈나는 대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책도 정말 많이 읽었어요. 잠시 휴학하던 차에 다른 도시에서 우연히 조형물 공모전에 참가했어요. 저는 한국 전통의 모시로 계획서를 제작해서 냈어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배의 모든 부분이 모여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하다. 그리고 항상 변하는 바다에서도 아름다운 배의 모습처럼 묵묵히 움직인다.’ 이런 의미를 담았어요. 그쪽 바닷가가 정말 변화무쌍했거든요. 거기에 대조되도록 아크릴 안에 모시를 넣어서 움직이지 않게 하면서도 빛에 닿으면 반짝이도록 의도했어요. 총 23명 정도 뽑는 건데 그게 당선이 된 거예요. 거기에 선발되어서 굉장히 기뻤죠. 이 공모전에서 당선되기 전에 가야위 핸드메이드라는 이름으로 늘 다른 모양의 가방을 제작하고 있었어요. 이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인사


한국과 호주를 넘나들며 치열한 20대를 보낸 그녀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단단한 내면과 목표에 대한 올곧은 확신이 지금의 그녀와 ‘가야위’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나아지는 것을 함께하고, 그러한 과정을 오케스트라 연주에 비유한 그녀의 따뜻한 마음처럼 사람들의 일상에 은은하고 의미 있는 ‘가야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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