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따뜻함 나누기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16-2

꾸스꾸스  이지혜


직 업   식당 운영자

입 문   2014

SNS   @couscous_tunisian_home_kitchen

운 영   11:30-23:00 (화요일 휴무)

           02-6357-5762

#꾸스꾸스 #튀니지 #가정식

만남일_2021.12.08 | 에디터_2기 정인걸 | 사진_김덕원

만남


튀니지 가정식 음식점 ‘꾸스꾸스 튀니지안 홈 키친’에 들어서면 온갖 이국적인 사진과 장식, 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파랗게 칠한 집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 풍경들을 본다면 꾸스꾸스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더라도 익숙하게 먹던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색다른 그곳은 바로 아프리카 대륙 북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 튀니지. 이지혜 대표는 그곳이 자신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말했다. 어쩌다 그는 이처럼 낯선 튀니지를 자신의 두 번째 고향으로 생각하게 된 것일까?


사람


저는 한국 유일의 튀니지 음식점인 ‘꾸스꾸스 튀니지안 홈 키친’이라는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이지혜입니다. 원래 저는 일반적인 회사 마케팅 부서를 다녔어요. 회사 일 외에 다른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활동을 하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불현듯 회사를 그만두고 튀니지에 다녀오면서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던 것 같아요.


튀니지에서는 국립관광대학교에서 한식을 가르쳤어요. 제가 가르쳤던 튀니지 학생들이 아직도 페이스북으로 가끔 연락도 하고 있거든요. 그 때 종종 그 학생들이 저에게 집에 빨리 돌아오라고 메시지를 보내요. 튀니지가 제2의 고향인 셈이죠. 사실 튀니지에서의 첫 1년간은 엄청나게 고생했지만, 그 기억을 뒤집을만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좋은 기억들로 남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튀니지에서 겪었던 좋은 경험을 한국 사람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튀니지 소개를 위해 어떤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공간에 튀니지에 대한 책 뿐만 아니라,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문화를 공유할 시간과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 공간을 만들게 된 거예요.


솜씨


꾸스꾸스*는 재료와 요리의 이름이에요. 먼저 재료로서의 꾸스꾸스는 좁쌀 모양의 파스타예요. 듀럼 밀가루를 뭉쳐서 꾸스꾸스를 만들죠. 그 자체로는 좁쌀이나 생선알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 위에 갈비찜이나 닭도리탕처럼 국물을 자작하게 얹어 먹는 형태가 요리로서의 꾸스꾸스예요. 꾸스꾸스는 튀니지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전체 지역에서 먹는 요리죠. 특히나 무슬림들은 그들의 주말인 금요일에 거의 빼놓지 않고 꾸스꾸스를 먹어요. 꾸스꾸스와 함께 나가는 음식은 튀니지 전통 빵과 고추 샐러드예요. 튀니지 전통 빵은 현지에서 만드는 방식 그대로 무쇠 판에 굽고 있어요. 빵도 듀럼 밀로 만들어요. 고추 샐러드는 구운 고추로 만든 샐러드고요. 원래 이름은 ‘슬라따 무슈이야’라고 하는데, 이 말이 아랍어로 ‘그릴에 구운 샐러드’라는 뜻이에요. 이 구운 고추 샐러드를 빵과 곁들여 먹어요.


가끔 어떤 손님들은 튀니지 국교가 이슬람교이다 보니까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런 상황을 보면 또 제 마음 한쪽에 상처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또 튀니지가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튀니지에는 흑인이 없네?’라고 하시는 손님분들도 있어요. 이슬람교나 아프리카 대륙에 관한 편견이 있는거죠. 그런데 저는 눈을 한 번만 돌리면 못 보던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새로운 것을 보는 계기는 자꾸 바깥의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수인 것 같아요.  결국 마음을 열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거죠.

지역


제 고향은 서울이에요. 동대문구 휘경동 쪽에 살았어요. 그 동네에서 국민학교, 중학교 다 나왔어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제가 살던 집 주변 골목 풍경이에요. 그 골목에 대해 기억이 남은 것은 친구들과 놀고 저녁 시간이 되면 엄마들이 “얘들아, 밥 먹어~”하고 부르고 애들은 각자 집으로 흩어지는 장면이에요. 어려서의 기억은 대체로 따뜻한 것 같아요. 색으로 치자면 연한 하늘색 같은 잔잔한 느낌이요. 언덕을 통해 내려가는 길이 하나 있었는데, 그 길을 걷다 해가 지는 걸 볼 때가 있었어요. 해를 높은 곳에서 보니까 더 좋았어요. 해가 질 때쯤의 잔잔함이요. 그 느낌을 색으로 표현하자면, 주황색이겠네요. 


튀니지는 파란색으로 느껴져요. 새 파란색이요. 실제로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비슷하게 꾸며 놓은 마을들도 있어요. 마을을 벽은 흰색, 창가는 파랗게 칠해 놓은 마을이죠. ‘시디 부 사이드’라는 곳이에요. 그 마을이 아니더라도 튀니지에는 길거리에 파란색 집들이 많아요. 또 지중해가 가깝다 보니 파란 바닷가, 바닷물 색을 떠올리다 보니 파란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튀니지 현지에 정말 가족 같은 분들이 계시거든요. 아주머니 아저씨 두 분이 사시는 집이에요. 그분들은 코란에서 말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키며 사는 분들이세요. 항상 옆에 코란 놓고 읽으시면서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것을 절대 놓치지 않으셨어요. 이런 좋은 경험들 때문에 무슬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게 더 속상했던 것 같아요.



인사


그에게 튀니지는 단순히 즐거운 관광지로서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서의 좋은 기억이 튀니지 자체를 사랑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음식과 공간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은 사실 자신이 받았던 따뜻함의 기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일 테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혜 대표의 꾸스꾸스에는 튀니지가 함께 있다. 그는 아프리카와 이슬람교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수많은 편견을 새파란 따뜻함으로 다시 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외래어 표기법 상 ‘쿠스쿠스’가 맞는 표현이나, 인터뷰이의 입말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꾸스꾸스’로 표기했다. 튀니지 현지에서는 쿠스쿠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발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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