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나누는 게 제 행복이에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14-15

김명옥김치전통음식 체험관

김명옥김치체험관 김명옥


직 업   전주음식 명가

SITE     http://www.kimmyongok.co.kr/

운 영    문의 후 방문 / 010-3652-4662

#나눔 #종갓집 #제철음식

만남일_2021.09.17 | 에디터_설지희

사진_2021 전주비빔밥축제 운영사무국,

김명옥김치체험관 제공

사람


저는 고향이 부안이고, 고등학교때까지 살았어요. 저희 집은 동네 입구에 효자비가 크게 세워져 있는 3대 종갓집이었어요. 늘 잔치하고 음식하는 것을 많이 봐서 마인드가 다른 사람들하고 많이 달랐어요. 같이 음식해서 나누고, 베푸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어요. 무슨 일을 하면 내 일, 남의 일 없이 나누었어요. 그렇게 상대 생각을 먼저 하는 게 몸에 베인 상태에서 학교를 다니니 그런 제가 친구들하고 패턴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혼 전에는 어머니가 음식을 해주셔서 김치 담그는 기초도 잘 몰랐어요. 결혼을 하고 나니 음식이 너무하고 싶어져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어머니가 음식을 잘해서 제가 많이 배웠어요. 나이가 들고 보니 어머니하고 똑같이 요리를 하고 있어요.


저는 어릴적부터 음식을 하고 나눠 먹는 모습이 매우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명절에 음식 장만을 안하고 아무도 안오면 굉장히 고독하고 슬프고 눈물이 나요. 지금도 누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는 게 기쁘고, 그럴 사람이 없으면 슬퍼요. 친구들하고 여행을 가면 끝날 때까지 먹을 수 있는 개떡이나 간식들을 준비해서 가요. 또, 선물을 사는 것보다 요리를 만들어서 나눠줄 때 기분이 좋아요. 백김치도 한 3~40통 만들고, 새우젓도 담고, 나누지 못하는 순간 내 인생이 끝나는 거예요. 제가 가끔 느끼는 게 제가 어떤 일을 하기 싫고, 할 수 없어지는 날이 제 인생이 마무리되는 시기일 것 같아요. 누군가를 위해 음식 하는 걸 매일 날 새고 하고 싶어요.


저를 깐깐하게 보는 분들이 많지만 되게 편안한 성격이에요. 소탈하면서 멋 낼 수 있는 만큼 내죠. 밖에서는 최고 세련되게 다니고 일할 때는 몸빼바지 입고 열심히 일해요. 너무 열심히 일해서 지문이 잘 안나올 정도에요. 그래도 제가 즐거우니까 하고 있어요.


솜씨


어떤 모임에서 제가 3년 전에 새우젓을 담아서 나눠졌는데 그때 새우젓이 지금까지 먹은 새우젓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했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내가 또 담아놔야겠구나, 마음을 담아야겠구나 생각 하죠. 저는 특정 음식만 잘 특별히 만들기보다 그때 그때 제철에 맞는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서 내어 드려요. 계절마다 나오는 재료가 있잖아요. 


지금은 ‘양하간’*이라고 엄마 생각이 나는 우리 토속 음식이 나오는 때에요. 젊은 애들은 처음 들을 거예요. 제가 죽으면 그런 토속 음식이 없어져 버려요. 기억하는 후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자료로 책을 만들어야겠다 했죠. 옛날에 먹던 우리 250가지 음식을 정리한 『전주 음식 정을 담다』라는 책이에요. 무지하면 용감하다고 무작정 시작했죠.

지역


저희는 친정이 제사를 지내고 시댁은 지내지 않아요. 3대 종손인 동생이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 음식을 직접 하지 않고 다 시켜서 해요. 그때마다 부모님께 죄송했는데 코로나로 한가해 지면서 작년부터는 직접 만들고 있어요. 1년에 6번 제사상을 차리는데 제가 음식을 해서 보내든지 가지고 갑니다. 제사에 들어가는 음식은 최고로 좋은 걸로, 돈 아끼지 않고 구매해서  만들죠. 친정 조상님께 제가 만든 음식으로 제를 지내는 게 기뻐요. 


부안에서 유명한 종갓집이라 어머님, 아버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 보고 자랐어요. 어릴적부터 친정집에서 명절이면 전 부치고 음식하는 모습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어요. 근데 요즘 애들은 저처럼 종갓집 풍경, 제사를 안보고 자라서 명절에 일찍 일어나 자연스럽게 음식하고, 제사상 어디에 뭘 놓는지를 몰라요. 그런 아들과 며느리 모습을 보면 문화가 사라지는 거 같아서 아쉬워요.


시장 갈 때마다 제철 재료들이 보이면 구매해서 요리가 하고 싶어져요. 재료를 보면 뭐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철음식을 대접하는 멤버들이 있어요. 제철음식을 하게 되는 날이면 그분들에게 ‘점심 드시러 오세요. 같이 먹어요.’ 그러죠.



인사


김명옥 명인은 종갓집에서 자라 전반적인 전통의 한식을 이해하고 그 문화를 나눈다. 그에게 음식을 요리하고 나눈다는 행위는 인생의 근본이자 기쁨이다. 그것을 위해 어머니에게 배운 방식과 전통의 방식을 연구한다. 김치의  고유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치 뿐만 아니라 새우젓, 갈치젓, 황석어젓, 멸치젓, 된장 등을 직접 담그고 제철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차려낸다. 본인이 직접한 요리를 남과 나눈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명인의 삶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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