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저는 1950년생 악기장(북메우기) 보유자 임선빈입니다. 어렸을 때의 고향은 잘 몰라요. 남의 집밥을 얻어 먹기 시작할 때는 충청북도 청주에 살았어요. 10살 때 부모님께서는 저를 서울 이촌동 다리 밑에 두고 가셨어요. 먹고 살기 위해 꿀꿀이죽으로 끼니를 해결했어요.
소아마비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남한테 많이 맞으며 생활했어요. 맞아서 왼쪽 귀 청력이 완전히 상실됐죠. 배도 너무 곪다 보니, 커서 돈을 벌면 ‘무조건 배불리 먹겠다’고 다짐했어요. 먹는 거에 한이 맺힌 거죠.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일찍 철이 들었어요. 소위 양아치라 말하는 형들 밑에서 있다가 친구들과 덕양으로 도망쳐왔죠. 그때 전남 여수 덕양에서 우시장이 열렸는데 소가죽을 구하러 오신 황용옥 선생님을 그곳에서 처음 봤어요. 제 스승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죠.
12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생님 밑에서 북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방에 말려놓은 북을 호기심에 쳐봤는데 북소리가 따뜻한 엄마 품 같았어요. 그때 저는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 곁에서 재롱을 피우며 자라야 할 나이였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니 부모님 생각이 나서 서러워지더라고요. 그 그리운 소리를 잊지 못해 북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