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청년 로컬자원 아카이브
“매일 보던 이곳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2020년 1월 전주시는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었다. 관광객들에게 전주는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가진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전주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이곳은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고용환경과 여가문화 전반이 아쉬운 곳이기도 하다.
<2020 로컬자원 아카이브>는 전주 청년들의 시선으로 ‘내가 사는 지역의 가치 발굴'을 아카이빙한 프로젝트이다. ‘로컬'로 명명한 까닭은 단순히 지역의 의미에서 나아가, 지역을 바라보는 기존의 태도를 탈피하기 위함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 전주 청년 21명과 함께 2020년 8월부터 10월까지 총 3개월간 진행하였다. 전주시 행정동 35개 중 33개를 조사하였으며, 5팀으로 구성되어 일주일에 하나의 행정동을 조사 및 발굴하였다. 11월 한 달 동안 상세페이지, 인스타그램, 결과집 형식으로 해당 자료를 공개개방하기 위해 전주 청년들과 작업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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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 달 정도 제주도에 지낸 적이 있다. 짧은 기간이라 Airbnb를 통해 가정집 방 한 칸에서 머물렀다. 저는 호스트 언니에게 제주도의 로컬자원이 참 다양한 것 같다며 부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자신은 어릴 때부터 매일 돌하르방을 보았고, 넘쳐나는 귤을 먹으며 자랐지만 지금의 다채로운 굿즈와 콘텐츠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외지인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이곳의 삶이 일상인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로컬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타지인의 시선만이 정답일까? 아니요. 저는 관점의 차이・관심의 정도라고 생각한다. 지역을 새롭게 볼 마음을 갖춘다면 전주 시민이든, 전주 관광객이든 각각의 창의적 역량이 꽃 피울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 극복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은 ‘전주 청년'을 대표한다. 그들 모두 전주에 살고 있고, 취창업을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청년들이 전주시사회혁신센터에서 모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주의 #청년 #사회문제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다.
쉽지는 않았다. 가장 더운 8월에 시작을 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공간을 급히 찾아다녔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발열체크와 현장조사 동선을 매일 확인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썰지연구소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시선의 가능성'이다. 전주에 살기에 전주는 발전이 없는 곳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주에 살기에 전주의 가능성을 발건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지는 것이다. 짧지만 또 다른 ‘시선의 가능성'을 가진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2020.12.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프롬히어 (기획_설지희 / 디자인_서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