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카빙'이 주는 매력은 기계와 비교할 수 없어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소리길 161

파파우드 소성선, 황미승


직 업   소목장 소성선, 옻칠장 황미승

SNS   @menamaison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2 전주비빔밥축제 전북한상 展


#정직 #부부 #시너지 #남원

만남일_2022.09.14

에디터_김지현 | 사진_손하원

'카빙'이 주는 매력은

기계와 비교할 수 없어요


전북 남원시 소리길 161

파파우드  소성선, 황미승


직 업   소목장 소성선, 옻칠장 황미승

SNS   @menamaison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2 전주비빔밥축제 전북한상 展


#정직 #부부 #시너지 #남원

만남일_2022.09.14 | 에디터_김지현 | 사진_손하원

만남


통창이 아름다운 파파우드의 건물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날은 날씨가 눈부시게 좋아 남원의 상쾌한 바람을 느끼기에 적절했다. 그 바람을 파파우드 3층의 카페 공간에서 함께 그들과 느꼈다. 소목장인 남편과 옻칠장인 아내가 합작하여 만든 칠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눈에 요즘 시대에 맞는 디자인 감각이 돋보였다.


사람


[소성선]

저는 소목장 소성선입니다. 저는 ‘파파우드’ 오픈 전 다양한 자영업을 했어요. 밤낮 구분 없이 여러 일을 하던 중 우유 대리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기억의 우유 공장이 있는 지역에 다른 회사 우유 대리점을 내려고 마을 곳곳을 밤낮없이 돌아다니며 시장을 개척하려고 했어요.


그게 30대일 때의 일이었는데 그렇게 살다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돈도 좋지만 가족과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수도권에서 공방을 차려야겠다는 초기 생각과는 달리 조급하게 무리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작품을 만들고 싶어 남원에 자리 잡게 되었어요. 제 아내이자 옻칠장 이수자인 황미승과 함께 공방 ‘파파우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황미승]

저는 흔히 말하는 ‘똥손’이에요. 그림도 못 그리고 관심도 없었어요. 그런데 하루는 남편이 “와서 샌딩이라도 한번 해봐”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페인트를 칠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기물을 못 만들어도 칠하는 것은 적성에 맞아 4~5년 정도 페인트칠을 도와줬어요


하루는 남편과 접시랑 컵을 만드는 수업을 들었는데 옻칠을 안 하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없는 거예요. 이 수업을 계기로 저는 박강용 선생님께 옻칠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미 페인트칠도 자신 있고 옻도 잘 안 타는 체질이다 보니 옻칠이 저에게 맞다는 것을 깨달았죠. 처음에 미숙한 실력으로 만든 옻칠 숟가락을 가지고 플리마켓에 나갔는데 물건이 팔리니까 더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솜씨


[소성선]

소목을 시작하게 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목공은 편안한 환경에서 얽매이지 않고 하는 작업이거든요. 촉박한 일정에 맞춰 사람들의 지시대로 만드는 것은 좋은 가구가 아니라 생각해요. 제 여건에 맞춰, 제가 주체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선호하는 편이죠. 


특히 ‘카빙’이 주는 매력은 기계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최대한 손으로 한 느낌을 살리고 싶어 도구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저희 스타일대로 작업하려고 노력해요. 남원에 역사 깊은 대장간에 직접 의뢰해서 맞춤 도구로 카빙하고 있어요. 카빙으로 제작한 기물 위에 한 칠이 주는 느낌이 색다르죠. 


[황미승]

통상적으로 옻칠에 사용될 백골을 주문하는 경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가공을 최소화하려고 하죠. 하지만 저희는 남편이 백골을 만들어주니까 그런 걱정 없이 완성도 높이는 것에만 신경 쓸 수 있어요. 목공과 옻칠,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죠.


옻칠을 배워 남편과 합을 맞춰온 게 벌써 5년이 됐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다른 경우도 있어요. 남편은 나무의 무늬를 최대한 살리길 원하지만 옻칠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칠을 얇게 하면 부족한 느낌이 들어 계속 덧칠하게 돼요. 지금은 서로 중간 합의점을 찾아 저희만의 스타일을 갖춰나가는 중입니다. 또 옻칠을 식기에 쓰는 경우가 많은데, 남원 전통 옻칠을 고집하는 것도 저희의 신념 중의 하나예요. 

지역


[소성선]

조각에 재미를 느껴 ‘이것을 어떻게 하면 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소목 공방 오픈을 준비하는 친구가 눈에 보였습니다. 서울 성북동 공방에서 친구와 함께 소목을 배웠어요. 같이 배운 친구가 일산에서 공방을 오픈하자 8개월 정도 차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소목 기술과 공방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원래는 목공에 관심 있는 부동산 사장님께서 목공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공방 자리를 알아봐 주시기로 했어요. 근데 수도권에 공방을 차리면 제가 추구하는 생활과 너무 달라지는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돈보단 제 마음이 편한 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돈만 쫓다보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남원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황미승]

남편이 남원에서 공방을 오픈하기 전, 저는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의 오랜 사회생활에 지쳐 쉬고자 1년 정도 남원에 내려와 있었어요. 원래 계획과 다르게 남원에서의 생활이 3년 정도 길어졌을 때 남편이 목공을 배우러 서울에 간다고 했습니다. 목공을 배워 서울에서 공방을 차릴 생각이라 하니 동생이 살고 있는 의정부 쪽에 집을 구해놨죠.


이사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남편이 조심스레 남원에서 공방을 오픈하고 싶다며 이야기했고 그렇게 2010년부터 지금까지 남원에 자리 잡아 같이 공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인사


인터뷰하는 내내 둘은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의 말에 끄덕거렸다. 오랜 세월 동안 합을 맞춰온 부부이자 좋은 시너지를 내는 공예가 동료로서 함께 있는 이 순간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이들은 손맛이 있는 카빙과 따뜻한 온화함이 있는 옻칠을 통해 끊임없이 파파우드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 사람이 만드는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파파우드 감성을 공예품에서 오롯이 느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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