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도 하고 책도 파는
인문학 서점입니다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418번길 17
직 업 책방지기
메 일 loven_free@naver.com
SNS @lovenfree_book
운 영 12:00-19:00 / 062-418-0714
참 여 2022 전라감영, 읽 년 읽다 展
#사회복지사 #인문학모임 #동네책방
만남일_2022.09.13 | 에디터_설지희 | 사진_손하원
만남
러브앤프리는 전시〈전라감영, 일 년 읽다〉를 통해 인연이 되었다. 전북과 전남, 제주의 독립서점을 한 데 모시고 싶었는데 전남 쪽 독립책방은 가본 적이 없었다. 어떻게 찾아볼까 고민하던 찰나 전 직장 동료이자 글작가인 최아현 작가에게 연락했다. 최아현 작가는 책방을 기사화한 여러 웹진을 알려줬고, 광주의 ‘러브앤프리’를 소개해줬다.
사람
저는 광주에서 독립 서점 ‘러브앤프리’를 운영하고 있는 윤샛별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참 좋아했어요. 당시 제가 볼 수 있는 책은 삼촌 서재에 꽂혀있는 책밖에 없었어요. 그때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책을 좋아해서 읽었어요.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워서 조금만 읽고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삼촌 서재의 전집들과 『 나의 일그러진 영웅』 등 제목이 강렬한 책들이 많다 보니 계속 찾았던 것 같아요.
책을 즐겨 읽는다고 해서 제 성격이 마냥 내성적이지도 않았어요. 초등학교 때 반장도 해 봤고 중학교 때까지는 그래도 좀 활발하게 놀았어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입시 성적을 중시하는 곳으로 진학했는데 그때부터 조금 내성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지금도 성격이 외향적일 때도 있고 내향적일 때도 있는데 요즘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MBTI 식으로는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I에 가까운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저만의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솜씨
지금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원래 제 전공은 사회복지였어요. 사회복지 업무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렇지만 10년을 근무하다보니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퇴사를 결심했어요. ‘내가 더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거든요.
그러다 인문학 모임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서 인문학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인문학 모임에서 다루는 인문학 도서를 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주문을 해도 며칠 뒤에 도착하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그러다보니 인문학 서점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주변 친분있는 서점 사장님들을 보고 서점은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서점에 대한 약간의 환상과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서점 운영을 결심하게 됐죠. 제 서점은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닌 모임도 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죠.
처음 서점을 오픈했을 때 하고 싶은 걸 다 했어요. 그렇게 3년을 운영하다보니 작년에 번아웃이 크게 왔어요. 책을 판매하며 나오는 마진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서점을 운영해야 하다보니 서점의 미래가 잘 안 그려졌어요. 지금은 어떻게 서점을 운영해 왔는지 돌아보고 다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4년이란 시간이 쌓이니 손님들이 ‘러브앤프리’를 ‘서점’으로 인식하고 찾아주는 모습이 뿌듯하더라구요.
지역
저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남구에서 태어나 최근에 처음으로 광산구로 이사 왔어요. 저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남구에서 태어나 최근에 처음으로 광산구로 이사왔어요. 어렸을 때 남구에 있는 외할머니댁에서 많이 커서 그런지 어렸을 때 생각하면 외할머니댁이 제일 많이 기억이 남아요.
옛날 주택의 외할머니 집에서 대가족이 함께 살았어요. 제가 초등학생일 때 삼촌, 이모들이 항상 있었던 거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다보니 방학 때마다 저랑 동생은 친가가 있는 전라남도 강진이나 이모가 있는 보성에 보내졌어요. 주로 강진에 보내졌는데 어렸을 때는 다들 쉽게 친해지다 보니 동네 친구들이랑 맨날 돌아다니면서 물놀이하고, 겨울에는 불놀이했던 추억이 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골에서 방학을 보냈던 게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인사
윤샛별 님이 자신만의 책방을 꾸린 것은 2018년, 내가 나만의 사업체를 꾸린 것은 2019년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서 그런지 그의 책방의 분위기와 손때, 과정들이 모두 와닿았다. 특히 첫해부터 가리지 않고 하고 싶었던 거 다 해봤다는 점. 그래서 3년 차에 번아웃이 왔다는 대목에서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업자등록증 하나 있는 작은 가게 사장인 채로 일을 벌이는 것도 내 자유고, 그 업무량을 감당하는 것도 내 책임이더라. 나 또한 처음이라 이 길이 맞는지도 모르고 그저 내 인생을 선명히 살고픈 한 사람의 무모함 하나로 이렇게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다. 샛별 님의 담백하지만 솔직한 말들 속에서 그렇게 내 자신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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