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밥상에서
반야돌솥밥상이 나왔어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홍산1길 6
직 업 전주음식 명인
운 영 10:00-15:00, 17:00-22:00
063-212-5766
참 여 2021 전주비빔밥축제 월드비빔위크 특별전 展
#돌솥밥 #시골밥상 #추억
만남일_2021.09.17 | 에디터_설지희
사진_2021 전주비빔밥축제 운영사무국, 반야돌솥밥 제공
사람
우리 어머니가 시어머니에게 참 잘하는 효모였어요. 보리밥도 못 먹을 시절에 시어머니를 위해서 노란 양은냄비에다 밥을 하고 텃밭에서 파랑 상추로 김치 만들어서 드렸어요. 간장으로 무친 상추 겉절이랑 기름 한 방울에 냄비밥을 비비면 참 기가 막힌 맛이었어요. 할매 상을 챙기면서 손주들 노는 소리 때문에 못 드신다고 아이들을 대문 밖에 나가서 놀게 했어요. 밖에 놀면서도 얻어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돌아오면 할머니가 옛날 세타(*스웨터)에 우리 먹으라고 밥을 넣어 놨어요. 가끔 먹을 수 있었죠.
결혼하고서는 제가 가장으로 집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식당을 하자고 했어요. 지금도 전주하면 비빔밥이 떠오르잖아요. 그때도 그래서 비빔밥을 제치고 클 수 있는 밥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식당 준비를 하면서 비빔밥은 솥에다 밥을 다 해서 한 그릇 퍼서 비벼 먹지만, 이 돌솥밥은 1인분 양으로만 밥을 하는거라 이색적이라 생각했어요.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돌솥밥이라는 개념이 생소해서 손님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밥이 맛있고, 반찬도 싱싱하니까 손님이 계속 늘어나면서 입소문만으로 딱 4개월 만에 줄서는 집이 됐어요. 6개월째에는 자리를 잡았죠. 그 전까지는 고생 좀 했어요.
솜씨
엄마가 할매에게 차려줬던 밥상에서 반야돌솥밥상이 나왔어요. 엄마가 했던 반찬처럼 지금까지도 365일 날마다 겉절이가 나와요. 그 생김치(겉절이)를 빼먹는 날이 없어요. 손님이 드시면 시골 친정에서 먹고 가는 기분이 든데요. 촌에 가서 엄마한테 밥 한 그릇 얻어먹고 가는 기분이라 속이 따숩다고 하시죠. 김치를 새로 담고, 상추 겉절이랑 간장이랑 파 종종 썰어서 참기름 넣고, 그 밥상을 20년 동안 고수했어요. 돌솥밥은 ‘나’를 위한 한 그릇이에요. 돌솥에 물을 부어서 밥 하면서 나를 위한 모든 영양이 다 갖춰졌죠. 원래는 쌀밥을 먹기 위한 한 그릇이었지만 이왕이면 영양있는 거를 넣으면 좋죠.
제가 1인 돌솥밥이랑 나무 받침판 첫 개발자예요. 처음부터 돌솥을 내오지 않았어요. 냄비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뚝배기를 쓰니 가게이름이 돌솥인데 왜 뚝배기가 나오냐고 말씀을 하셔서 시행착오 겪다가 돌솥으로 유명한 장수 돌솥 공장에 주문을 넣어서 최초로 1인 돌솥을 만들게 됐어요. 돌솥이 너무 뜨거우니 테이블 타지 말고 비빌 때 편하라고 나무판이 필요해서 옆 공예사집에서 맞췄어요. 적당한 두께와 먹기 편한 높이를 찾느라 삼시 세 번을 바꾸니 딱 맞춰졌어요. 그런데 돌솥은 재질 때문에 밥 짓는다고 불에 계속 올려 놓으면서 쓰다보면 깨지게 되서 오래 못써요. 지금도 우리는 1년에 500개 이상은 깨지고 있어요. 해마다 1천개 씩 맞추고 있죠.
지역
지금은 장수 공장이 아니라 전주에 있는 돌솥 공장에서 돌솥을 맞추고 있어요. 예전에 장수 돌솥 사장님은 만 원에 파는 돌솥을 우리에게 8천원씩 받았어요. 근데 사장님이 은퇴하시고 그 분 자식이 물려받으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은 가격을 받더라고요. 원래 사장님 마음은 반야돌솥밥 덕분에 우리가 살게 되었다고 고마운 마음에 그런건데, 아들 마음은 그런게 아닌거죠. 그래서 똑같이 받을 거면 이왕이면 전주 시내에서 사자고 결정해서 장수와는 거래를 끊었죠.
식당 2년차에는 전국에서 손님이 왔어요. 우리는 직접 다 만들어서 주방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앞에 마련해서 공개를 했어요. 돌솥에 밥 놓고 끓여서 뜸 들이니까 진풍경이에요.
또 우리 집은 전주 사람들이 많이 와요. 예전 12월에 전주에서 시민의 날 행사를 했어요. 밥도 먹을 수 있게끔 했는데 그때 전주의 유명 콩나물국밥, 비빔밥집들이 다 나왔어요. 2천 몇 그릇이 나가면서 우리 매출이 최고였죠. 돌솥밥은 이색적이고 위생적이에요. 소비자들이 인정을 하시죠.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봐줘요.
그래서 모든 게 항상 감사해요. 누가 이 나이에 장사하고 돈 벌 수 있겠어요.
인사
임복주 명인의 돌솥밥은 단순히 건강에 좋은 밥이 아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할머니를 위해 만들었던 냄비밥에 단순한 재료로 만든 비빔밥에서 시작했고, 그 맛은 손님들에게 추억 속 시골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손님들의 먹는 맛을 살리고 요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1인용 돌솥을 제작하였다. 명인의 손맛과 정성, 노력으로 만들어진 돌솥밥의 진가는 사람들이 계속 찾는 것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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