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제가 처음으로 책임지고 연출을 맡은 <일어서는 사람들>부터 <꽃등 들어 님 오시면>, <이팝>, <장인의 발걸음> 등 여러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아오며 현실의 사건에 민속적인 것을 더해 작품을 만드는 것에 익숙해졌어요. 6.25 전쟁의 이야기를 진도의 씻김굿과 다시래기로 풀어간 <꽃등 들어 님 오시면>과 위안부 이야기를 고창농악으로 풀어간 <이팝>이 대표적인 작품이죠.
이번에 프롬히어와 함께 작업한 <장인의 발걸음>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무형문화재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순수함’에 초점을 맞춰 연출한 작품이에요. 자신의 삶을 인내하고 이끌어 온 분들한테서만 보이는 해맑음과 작업에 대한 자신감 덕분에 기분 좋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명 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요. 저는 연출가로서 약간의 신파와 서사가 균형 있게 섞어 개인의 한 측면을 강조하기보단 여러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여러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하죠.
‘신명’을 통해 큰 좌절을 맛보기도 했지만 제가 고민하는 내용들을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여전히 제가 지향하고자 하는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지만, 제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진 제 나이에 맞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게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