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이번 전시에서 저는 전통의 ‘백색’을 키워드로 잡았습니다. 백색은 금속을 상징하는데요. 금속은 색깔이 회색이나 어두운 색깔이지만 햇빛을 받았을 때 반짝거리잖아요. 그걸 금속=백색으로 상징했다고 하더라고요. 반짝거리고 반사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서 유형적인 반짝임뿐 아니라 무형적인 반짝이는 것들도 이 물건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런 반짝이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을 담는 물건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모티브로 가제온 게 윤슬이거든요. 윤슬은 강가나 물가에 있을 때 햇빛이 반사돼 반짝이는 것을 말해요. 제가 청주에서 강가를 산책하면서 윤슬의 위에 오리들이 노는 모습들이 예쁘더라고요. 그 사이로 풀들이 자라는 것들이 되게 저한테 인상이 깊게 남아서 사진이나 글 등으로 기록을 했었고, 이것들을 이제 작업물로 만들어내서 이번 전시에 내보이게 됐어요.
이번 전시에 도자기 뿐 아니라 유리를 접목시켰는데요. 유리라는게 도자기랑 가장 가까운 소재이기도 해서 계속 관심 있는 소재였어요. 도자기랑 유리는 같은 원소 기호 안에서 구성 비율이 달라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유리는 좀 더 모래 쪽에 가깝고 도자기는 좀 더 점토질에 가까워요. 굽는다는 점에서도 동일하고, 그것들을 구워서 방수가 되는 물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잖아요.
저는 유리에 대한 환상이 좀 있었어요. 스테인글래스가 주는 빈티지함이 좋아서 스태인글래스 재료를 전주에 와서 처음 배워보기도 했어요. 우연히 공방으로 지나가다가 스테인글래스 공방이 있어서 들어가서 작가님이랑 친해지고 배워 혼자 재료들을 사서 연습을 하면서 스테인글래스를 접목시키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물결의 여리여리하고 아주 민간한 느낌을 도자기보다는 유리가 더 적합할 거라느 생각이 들어서 사용했어요. 도자기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올드하고 거친 느낌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에 대비돼서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