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은 차갑지만, 그 속의 따뜻함을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 해당 인터뷰는 부여의 20대 청년 공예가 그룹 b2y 단체전〈공주, 공예, 공감〉展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람
금속공예가 이문수입니다. 7살 때 예능종사자이신 어머니 지인이 제 그림을 보시고 ‘실력이 남다르다’, ‘생각이 남다르다’ 며 미술 쪽을 권유하셨다고 해요. 재능이 있다고 느낀 부모님께서 전시, 박물관, 공방 등 다양하게 데리고 다니셨어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디자인을 선택해 배웠어요. 그런데 내가 구상한 디자인을 직접 만든다면 더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공예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저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요. 다양한 사람 만나 이야기하는 걸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먼저 다가가는 건 어렵지만 궁금증에 못이겨 집요하게 물어보는 편이에요. 사람들의 기술, 기법 등을 파악하고 그걸 연구해서 자기화시켜 나만의 기술로 만들어 작품을 표현해요.
예술을 오래 했어도 부족한 면이 항상 있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괜찮다 이쁘다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저런 부분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고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공예를 하는 사람들이라든지 공예를 안하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든 소통을 해서 들어보면 언젠가 제 작업도 발전해 나갈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시야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저의 작품을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같아요.
솜씨
대학교 2학년에 금속에 빠지게 됐어요. 소목에 관심이 있어 가구를 살피다 장석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걸 만드는 게 금속이니까 그걸 접목해서 작업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금속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금속이란 소재가 재밌었던 이유가 금속이 보면 날카롭고 단단함이 있는데 불을 가했을 때 액체로 변하고 기화되는 걸 보고 충격적이었어요. 처음 학교로 들어왔을 때 선배들이 작업 하는 걸 보는데 녹이고 망치질을 해서 형태를 변형 시키는 거예요. 평면이었던 게 입체가 되고 다양한 형태의 문양들도 나오고 하는 걸 보니까 그거에 대한 재미를 느껴서 호기심이 생겼달까요. 그런 것 때문에 금속 공예를 했던 것 같아요.
서울 어느 한 카페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카페가 너무 어둡더라고요. 어두운 공간인데도 무드한 조명으로 세팅이 되어 있어 거기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더라고요. 벽면에 자연의 소리가 나온다든지 장작이 타는 소리가 난다든지 자연적인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굳이 나가서 이런 어두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어두운 공간이 아니라 어두운 공간 속에서 자그마한 불빛이 있는 공간을 꾸며주고 싶다’는 생각에 영감을 받아서 지금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호롱불을 사용한 이유는 전구는 따뜻하지 않더라고요. 근데 호롱불은 직접 키는 거다 보니 그 열기 때문에 어두운 공간이지만 사람 온기가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공간을 선사해주고 싶어서 호롱을 제작하게 됐어요.
보람 찬 일은 제 작품을 만들어 학교에서 전시를 했을 때였어요. 다양한 과 학생들이 제 작품을 보고 ‘대단하다’ ‘갖고 싶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또 학교에서 학부생들이 매년 신입생들이 들어오잖아요. 그런 애들이 ‘저 선배 작품 봤어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어요’ 이렇게 말해주면 보람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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