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디자인은 배우는 게 아니고 과정에서 배우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의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고 나면 그 배움을 토대로 본인만의 디자인을 연구할 수 있잖아요. 본인만의 감각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요. 그게 다수이냐 소수이냐를 떠나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작은 시도와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봐요. 일단 저는 ‘잘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대다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싶거든요.
창의성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서 목재 외에 다른 소재에도 안목을 넓혔어요. 금속이나 도자 등 다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도 이어 나갔죠. 제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게 ‘청화소반’인데요. 상판이 도자기, 아래가 목재인 소반이에요. 서로 다른 소재가 적절히 섞여 있는데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해 주셨죠.
초반에 전시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경제적인 게 해결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전시회에 참여한 이후, 제 작품을 알아봐 주는 분들이 조금씩 유입됐어요. 주문들도 조금씩 들어오더라고요. 기대에 부응하고자 열심히 했는데, 통장에 돈이 없는 거예요. 원래 창업 초반에는 들어갈 돈이 매우 많잖아요. 소모품부터 기계장비까지 구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생활이 나아지는 게 없으니까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취직한 친구들은 좋은 차, 좋은 집 알아보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보니 자꾸만 희망을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자주 스승님하고 상담을 많이 했어요. 스승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당장 수중에 쥐어지는 금전적 이익은 없을 수 있더라도 이런 시도들이 묵묵히 쌓이면 분명 좋아질 거라고 하셨죠. 그런데 스승님 말씀대로 쭉 계속해 왔던 저의 작업들이 좋은 기회로 이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