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읍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노는 느낌으로 즐겨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용흥6길 13-2

양웅걸퍼니쳐스튜디오 양웅걸


직 업   목공예가, 가구디자이너

메 일   bboyyug@naver.com

SITE   http://www.woonggul.com/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3어루MZ다〉프로젝트


#제주전통가구 #즐거움 #서핑

만남일_2023.07.24

에디터_교보문고 | 사진_이택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노는 느낌으로 즐겨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용흥6길 13-2

양웅걸퍼니쳐스튜디오  양웅걸


직 업   목공예가, 가구디자이너

메 일    bboyyug@naver.com

STIE    http://www.woonggul.com/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3어루MZ다〉프로젝트


#제주전통가구 #즐거움 #서핑

만남일_2023.07.24 | 에디터_교보문고 | 사진_이택

** 교보문고와 프롬히어가 함께한〈어루MZ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람


제주에서 가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가구 작가 양웅걸입니다. 나무를 만진 지 어느덧 20년이 되어가네요. 서울에서는 현대적인 가구 디자인에 빠졌는데, 제주에 돌아오고부터는 제주 전통가구 살레장의 매력에 빠졌어요. 살레장의 소박한 멋을 복원하는 작업과 저만의 색깔을 살레장에 담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목공병이었어요. 예전부터 손으로 만드는 건 좋아했던 터라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죠. 막상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걸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목공의 시작이었어요. 제 작업의 원천은 즐거움이에요. 일한다는 느낌보다 노는 느낌으로 재미있는 순간을 즐겨요.


솜씨


디자인은 배우는 게 아니고 과정에서 배우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의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고 나면 그 배움을 토대로 본인만의 디자인을 연구할 수 있잖아요. 본인만의 감각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요. 그게 다수이냐 소수이냐를 떠나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작은 시도와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봐요. 일단 저는 ‘잘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대다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싶거든요.


창의성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서 목재 외에 다른 소재에도 안목을 넓혔어요. 금속이나 도자 등 다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도 이어 나갔죠. 제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게 ‘청화소반’인데요. 상판이 도자기, 아래가 목재인 소반이에요. 서로 다른 소재가 적절히 섞여 있는데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해 주셨죠.


초반에 전시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경제적인 게 해결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전시회에 참여한 이후, 제 작품을 알아봐 주는 분들이 조금씩 유입됐어요. 주문들도 조금씩 들어오더라고요. 기대에 부응하고자 열심히 했는데, 통장에 돈이 없는 거예요. 원래 창업 초반에는 들어갈 돈이 매우 많잖아요. 소모품부터 기계장비까지 구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생활이 나아지는 게 없으니까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취직한 친구들은 좋은 차, 좋은 집 알아보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보니 자꾸만 희망을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자주 스승님하고 상담을 많이 했어요. 스승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당장 수중에 쥐어지는 금전적 이익은 없을 수 있더라도 이런 시도들이 묵묵히 쌓이면 분명 좋아질 거라고 하셨죠. 그런데 스승님 말씀대로 쭉 계속해 왔던 저의 작업들이 좋은 기회로 이어졌어요.

지역


군대 전역하고 전문적인 목공을 배우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주도에는 그런 데가 없었어요. 원하는 전문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서울이나 경기 쪽을 알아봤죠. 그러다가 지금의 스승님과 인연이 닿았어요. 얘기만 나눠봐도 좋은 분이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무엇보다 그분의 가르침과 결이 저랑 잘 맞았어요. 그렇게 서울에서 작업을 지속했습니다.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고시원에서 생활했어요. 공부하는 고시원이 아닌 정말 다양한 직업군이 한데 모인 1평짜리 고시원이었죠. 그때는 20대 초반의 패기가 있었어요. 아르바이트하랴, 자전거 타고 다니랴, 공방 출퇴근하랴 정말 바쁘게 지내면서 어려움을 극복했어요.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졸업 이후, 작업실을 차려야 하는데 수중에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얻은 작업실이 비닐하우스 작업실이었어요.


분명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재밌어서 즐기는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딜레마가 생겼어요. 도시에서 작업하다 보니 많은 이와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대중의 관심과 일거리는 비례해서 증가했죠. 새벽에 일어나서 메일 확인하고 도면 치고, 출근해서 작업하고 퇴근해서 또 도면 치고 견적 내고. 이게 거의 365일 반복되다 보니까 너무 지치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지친 제가 쉴 수 있는 곳은 고향인 제주였어요.



인사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준비물을 챙기고 새벽 5시쯤 바다에 들어가요. 파도가 좋으면 한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서핑을 하죠. 서핑이 끝나면 기분 좋게 작업실에 가요. 오후 6시에서 7시까지 일하고 퇴근하면 딸이랑 놀면서 저녁밥을 먹어요. 그러다 딸이 잠들면 저도 자고요. 이게 보통의 하루예요. 딸내미가 커가는 모습을 와이프랑 지켜보는 게 제일 행복해요. 사랑 안에서 모두가 건강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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