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모슬포의 이야기를 제 도자기에 담았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신영로 60-7 1층

산호요 박도연


직 업   도예가

메 일   sanhoyo@naver.com

SNS   @sanhoyo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3 교보문고 콜라보어루MZ다


#패각 #모슬포 #나다움

만남일_2023.07.25

에디터_교보문고 | 사진_이택

모슬포의 이야기를

제 도자기에 담았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신영로 60-7 1층

산호요 박도연


직 업   도예가

메 일    sanhoyo@naver.com

SNS    @sanhoyo

운 영    문의 후 방문


참 여   2023어루MZ다〉프로젝트


#패각 #모슬포 #나다움

만남일_2023.07.25 | 에디터_교보문고 | 사진_이택

** 교보문고와 프롬히어가 함께한〈어루MZ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람


제주도 모슬포 항구 마을에서 도예 작업하는 박도연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도예 쪽으로 진중하게 진로를 고민했어요. 조금씩 도자기를 만들어 가면서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모두 도예를 전공하게 됐죠. 도자기를 작업한 지 약 13년 정도 되었네요.


어떻게 하면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지 연구해요. 이 분야가 내 분야가 맞는지 의심은 안 해요. 다만 작업물에 대해 의심하죠. 또 제가 사는 동네에 작업실을 열었다 보니, 동네 마을 분들께서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도움을 주세요. 기계 설비를 갖춘다거나, 패각을 수거한다거나 하는 일들은 동네 삼춘들의 덕을 보죠. 


이렇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여러 시도가 가능한데, 그 와중에 실패가 연이어 발생하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조금 버텨봐라, 당장은 실패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실패에서 나온 아름다움이 빛을 발할 거다”라고 응원해 주셨어요. 설령 실패일지라도, 실패 속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이 저에게는 원동력이에요.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라서 고되기는 해도 저만의 데이터가 쌓이니까 재밌어요.


솜씨


집 주변 바닷가에는 버려지는 조개껍데기가 많았어요. 패각은 처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거든요. 어떻게 하면 패각이 주는 질감과 색감을 표현할 수 있을까 끝없이 고민했죠. 패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싶었거든요. 예를 들면 제주 흙에 섞는다든가, 유약에 넣는다든가, 안료로 사용한다든가 이런 식으로요. 다채로운 실험을 통해서 작업물의 일정한 톤을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유물이 ‘백자대호’인데요. 크고 둥근 여백의 미와 편안하고 깨끗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유물이라서 다수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곤 해요. 저도 백자대호를 보고 반달 항아리 디자인을 결심했어요. 반달항아리는 그립감도 좋고 어느 공간에도 잘 어울려요. 사람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비로소 공예라고 저는 생각해요. 편안한 형태를 만들려는 고민이 반달항아리의 시작이었어요.


작업실 이름은 '산호요'예요. 산호 산[珊] 좋을 호[好] 가마터 요[窯] 자를 사용해요. 산호가 좋아하는 가마터, 산호가 좋아하는 도자기 만드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죠. 형태 디자인은 유물에서, 색감과 질감 디자인은 제주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요. 산책하면서 보이는 바다, 바다 앞에 펼쳐지는 모래와 돌, 돌담과 오름, 화산송이와 현무암들이 대표적이에요. 제주의 자연적 요소, 제주만의 색감을 어떻게 구현할지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어요.

지역


초등학교 저학년 때 미술부였어요. 그때 만진 흙의 부드러운 촉감이 지금도 생생해요. 부드러운 흙이 딱딱하게 변모하는 과정이 어린 저에게 너무 흥미로웠어요. 중학생 때까지 제주도에 있었고요. 고등학교 때 제주를 떠나 경기도 이천에서 도자를 공부했어요. 대학교 때는 충청남도 부여에서 공부했습니다. 도자기로 유명한 중국 경덕진과 항저우에서도 도자 연구에 매진했죠. 그러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으로 귀국했어요. 2020년쯤부터 저의 고향인 제주도에 작업실을 구축하고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모슬포는 마라도와 가파도에 갈 때 지나치는 항구 마을이에요. 동네가 횟집 일대이다 보니 아무래도 버려지는 패각들이 많아요. 동네 삼춘들이 “돈 주고 폐기물로 버리는 거랑 마을에서 도예 작업을 하는 청년에게 그 폐기물을 주는 거랑은 가치가 다르다”고 말씀하셨어요. 어쩌면 ‘내 작업에는 모슬포 항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모슬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작업물에 녹이고 싶어요. 꾸준하고 건강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인사


자연은 입체적이에요. 같은 모래, 같은 현무암일지라도 시간에 따라 고유한 존재감을 지니죠. 낮에 볼 때, 밤에 볼 때, 새벽에 볼 때 다 다르게 보이잖아요.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의 변화로부터 풍성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에게 그리고 제주에게 정말 고마워요. 도자 작업하면서 숱한 실패가 찾아와도 저는 재미있게 견디면서 실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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