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원래부터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기계도 잘 만졌고요. 그래서 미대 진학을 염두에 두긴 했는데 어떤 과를 지원해야 할지 고민했죠. 그러던 찰나에 어머니랑 언니랑 저랑 셋이서 일본 여행을 가게 됐어요. '하코네'라는 지역에 ‘가라스노모리’(箱根ガラスの森美術館)라고 '유리의 숲'이라는 미술관이 있어요. 어머니께서 거기에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죠. 미술관에 입장하는 순간 "나 진짜 유리공예라는 것을 해야겠다" 정말 운명처럼 느꼈어요.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유리를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고 입학했습니다.
유리가 너무 좋아서 시작했지만, 생계에 대한 고민도 놓을 수는 없었죠. 제주도에 있는 '유리의 성'이나 대부도에 있는 '유리섬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사회적 경험을 쌓았어요. 그러다가 김포에서 작업실을 잠깐 운영하기도 했어요. 이제 나도 혼자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빠듯하게 작업실을 운영했죠.
그렇게 작업실 운영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다른 선생님께서 여기로 와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어요. 그게 이천에 있는 도자재단이었죠. 그곳에 입주 작가로 들어가서 레지던시 아카데미 같은 것도 참여하고 다양하게 작업했어요. 그러다가 대학원에 진학할 즈음 제품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제대로 된 독립을 시작했습니다.
인사
요즘은 공예와 공예 작가의 가치를 알아보고, 감상의 여유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많이 느껴요.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작하고, 그게 따뜻한 피드백으로 돌아올 때 정말 뜻깊죠.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은 제 작품을 받아보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응답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