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무주군청
타올라야 피어나는 꽃, 낙화놀이
안녕하세요. 이달의 에디터 ‘베로’입니다.
여러분도 ‘처서매직’을 실감하시나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선선한 가을밤이겠지만, 어쩐지 공기마저 설레는 가을의 매력은 기나긴 여운에 있는 듯합니다. 낭만이 서린 가을밤은 무언가를 즐기기에 탁월하죠. 잠들지 않는 밤을 선물할 축제가 전북 무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27회를 맞이한 ‘무주 반딧불축제’인데요. 반딧불이의 빛을 마주하는 시간이 많은 이를 뭉클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축제 기간 마을 한곳에서는 우아한 불꽃이 흩날린다고 하는데요. 낙화하는 불꽃, ‘무주 안성낙화놀이’에 대해서 우리 함께 알아볼까요?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줄불이’, ‘줄불 놀이’라고도 불립니다. 줄에 불을 붙여 타오르는 불꽃이 마치 낙화하는 꽃과 같다 하여 명명되었죠. 낙화놀이는 지역별로 특색을 지녔습니다. 마을 사람들에 의해, 마을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놀이이기 때문입니다.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전북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 두문마을에서 이어져 온 불꽃놀이입니다. 2016년 10월 14일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죠.
낙화놀이에 필요한 낙화봉을 만드는 과정은 자연친화적입니다. 기폭제 역할인 소금을 볶아 습기를 제거하고, 점화제 역할인 쑥 심지를 만들기 위해 말린 쑥을 일일이 손으로 비벼 뭉칩니다. 그다음, 한지에 뽕나무숯가루를 넓게 펼칩니다. 그 위에 소금을 적당량 뿌리죠. 까맣고 하얀 가루들 위에다가 쑥 심지를 넣고 한지를 돌돌돌 말아 올립니다. 말아진 한지의 가운데를 꼬아 얄팍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약간의 공간이 생기면서 고리 형태가 잡히는데요. 그 부분을 중심으로 양 끝을 잡아 꽈배기 모양으로 엮어 끝단을 명주실로 묶습니다. 얄팍한 가운데에 철사 줄을 끼워 고리를 만들면 낙화봉 완성입니다.
현대의 불꽃놀이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펑펑 터지며 가슴을 긁어내리는 폭죽 소리는 없더라도, 조용한 대화처럼 가만히 집중하게 되는 소리가 있죠. 타닥타닥 타오르는 소리, 풀벌레 울음소리, 사람들의 탄성, 반딧불이의 대화. 자연으로 시작해서 자연으로 끝나는 풍경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꽃비가 내리는 듯, 꽃눈이 나리는 듯 우아한 장관이 낭만을 더하는데요. 천천히 차오르는 감동은 전해지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힘일 겁니다.
풍요와 화합의 달, 9월입니다. 찰나에 반짝이고 흩어지는 불빛이 아닌, 꺼지지 않는 마음의 불꽃으로 여러분의 일상이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 자료
무주군청 누리집
https://youtu.be/C7FamLUqdg8?si=iz5SzLbnHFeDCoP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