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슬럼은 빛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느낄 수 있어요.”
남부배차장 거리로도 불렸던 이곳의 활기는 IMF와 전북도청의 효자동 이전을 시작으로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학교마다 학생 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문구 사업도 어려워졌다.
“IMF가 터지면서 자영업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전북도청이 이전하면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죠. 2000년대 초반부터 슬럼화가 시작되었어요. 도시의 슬럼은 무엇으로 느낄 수 있는지 알아요? 바로 빛이에요. 저녁에도 밝았던 빛들이 사라지고 골목이 어두워지면서 사람드르이 발길이 뜸해지게 돼요.”
빛이 사라져 사람이 줄어든 것일까? 사람이 줄어 빛이 사라진 것일까? 이웃이 떠난 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옆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 시기이기도 했다. 공간처럼 그들도 나이를 먹어간다. 이들이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면... 이들을 빛이 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원도심, 신도시 그런 말에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요. 결국 사람이 많고 적음의 차이인데, 서로의 영역을 지켜가면서 변화가 이뤄지면 좋을 것 같아요.”
밀어붙이는 방식의 도시재생보다는 주민들이 살아가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 화려함 대신에 소소함이 자리 잡은 원도심에서 유 대표는 작은 일 하나를 시작하려 한다.
“동네 어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소소한 일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요.”
동네 어른들을 돌보는 일을 작게 시작하고자 한다는 유 대표. ‘백화노트사’라고 적힌 오래된 간판을 새걸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도심에서 노포로서의 ‘백화노트사’를 지키는 것을 사명감으로 삼은 것 같았다.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노포 ‘백화노트사’를 운영하는 것과 함께, 작지만 동네 어른들을 돌보는 일. 어쩌면 이것이 전주 원도심의 도시재생이 바라는 것이 아닐까?
“동네가 조금 더 밝아졌으면 하는 것 말고는 큰 변화를 바라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