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원도심 인물탐색, 남문음악악기사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27-13

남문음악악기사  이장현


직 업   음악&악기사 사장님

입 문   1933년 개업 (3대째 운영)

운 영   063-284-5766





#남문로타리 #악기사 #음악사의 흐름

출처_도시살림 vol.02 48P~57P

에디터_서두리, 황산하

원도심 인물탐색, 남문음악악기사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27-13

남문음악악기사  이장현


직 업   음악&악기사 사장님

입 문   1933년 개업 (3대째 운영)

운 영   063-284-5766


#남문로터리 #악기사 #음악사의 흐름

출처_도시살림 vol.02 48P~57P

에디터_서두리, 황산하

※ 이 기사는 잡지〈도심살림 vol. 02〉에 실린 남문음악악기사 이장현 인터뷰 기사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원도심을 방문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지만, 이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때 전주의 중심이었던 구도심을 추억하는 이에게 남문음악악기사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줘서 고마운 장소일 것. 근처를 지나기만 해도 묵직한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겪어보지도 않은 그 시절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음악과 함께 같은 자리를 지켜온 남문음악악기사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왔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SINCE 1933 ~ 


할아버지께서 풍남문 쪽에서 남문로타리 근처에서 처음 악기사를 여셨어요.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당시엔 남부시장에만 상권이 형성되었으니 무엇이든 그곳에서 시작해야만 했었죠. 6.25 끝나고 넘어오셔서 남문악기사를 여시고, 시작한 곳에서 20년 가까이 지내다 1963년쯤 안집으로 지냈던 현재 자리로 옮겨왔어요. 



원도심과 남문음악악기사 


우리는 주로 레코드와 테이프 등 음반을 판매했었고, 통기타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판매했어요. 70년대에 포크송이 유행하면서 장사가 어마어마하게 잘 됐었죠. 그렇게 80년대까지는 잘 유지해오다가, 화물이 생기고 택배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이 직접 오지 않아도 된 거예요. 그때부터 도매를 주로 하는 남부시장이 점점 쇠퇴하게 되었어요. 저희도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 버티게 되었다기보단 오래된 가게라 남아있을 수 있게 된 거죠. 아무래도 도매라는 특성도 있고, 단골 고객들이 있으니까요. 오래된 줄 알고 믿고, 우리 집으로 찾아와주시는 거죠. 


위기와 극복 


90년대 후반부터 두 번째 위기가 왔어요. MP3라는 게 등장하고 테이프나 CD가 쏙 들어갔어요. 전주 시내에만 해도 음악사가 마흔 개 가까이 됐었는데, 지금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줄었다는 걸 알 수 있죠. 음반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저희는 악기 판매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어요. 악기도 인터넷 구매로 많이 넘어가긴 했지만, 직접 방문해서 구매해야 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A/S도 가능하니까 직접 방문해주시더라구요.요즘엔 학교에 악기 납품을 주로 해요. 학예회 행사나 음악 활동에 필요한 악기를 거래해왔었는데, 올해 코로나바이러스로 등교도 미뤄지고 단체 행사를 지양하다 보니 이것마저 어려워졌네요. 지금 거의 매출이 없어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골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진원을 찾다 보면, 노란 상호가 적힌 유리창 너머로 악기를 정돈하며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는 이곳의 일상을 엿보게 된다. 유행 따라 이곳저곳 바뀐 흔적 없이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에서 오래된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게가 느껴진다. 오랫동안 한 장소를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표님의 한 마디를 들 수 있겠다. ‘욕심내지 않고 살면 괜찮아요’ 

음악사의 흐름 


할아버지 때에는 축음기를 썼어요. 아버지가 물려받으셨을 땐 레코드가 도입이 되었구요. 지금 손쉽게 음원을 듣지만, 옛날에는 레코드나 LP판이 비쌌고 기계도 비쌌으니까 부잣집 양반들이 아니면 살 수가 없었어요. 테이프, 마이마이가 나오면서 음악이 점점 대중화되었고, 젊은 세대들도 음악을 듣게 된 거예요. 사실 음악은 계속 나오긴 하지만, 음악사나 악기사 입장에서는 더이상 돈 벌기가 쉽지 않죠. 



과거와 현재 


여기 골목을 좀 더 걸어가다 보면 성원오피스텔이라고 있는데, 전에는 중앙극장이었어요. 영화나 쇼를 보러 많이 갔었죠. 그리고 그 위에 남부배차장이 있어서 전주 외곽에 다니는 버스들이 다 출발하고 들어왔었어요. 전주에 일 보러 오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내려서 이 골목을 지나야만 했던 거예요. 그래서 이 길이 사람이 무지하게 많이 다녔죠. 


바로 옆에 있는 교통과는 옛날 사람이 정말 많았던 파출소였구요. 사람이 많은 곳에 사건 사고들이 제일 많으니까요. 그 옆에는 제일 여관이 있었는데. 전주에 오는 사람들이 많이 묵었던 곳이에요. 무엇보다 도청, 우체국, 관공서들이 다 몰려있었는데 한 번에 싹 빠져버리니까 사람이 많이 줄었어요. 생활 인구가 되어줄 사람들이 전부 사라졌어요. 지금 남아있는 완산경찰서마저 옮기면 정말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 



고마운 손님들 


오래 하다 보면 좋은 건 우리 가게를 믿고 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필요할 때 꾸준히 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지나가다가도 ‘남문 악기사 아직도 있네?’ 하시고. 여기를 떠나서 타지에 오래 있다가 온 사람들도 오셔서 고등학생 때에 왔었다며 ‘생각이 나서 악기 사러 찾아와봤는데 그대로 있어서 좋다.’ 이렇게 이야기할 때 기분 좋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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