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도시생활 #젠더
전북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3길 7
직 업 성평등전주 소장
입 문 2019년 개소
운 영 평일 9:00-18:00
063-273-5050
#서미촌 #젠더 #사회혁신 플랫폼
출처_도시살림 vol.02 150P~153P
에디터_김선경
※ 이 기사는 잡지〈도심살림 vol. 02〉에 실린 성평등 전주 조선희 소장 인터뷰 기사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전주시사회혁신센터는 ‘전주시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기반하여 민관협력을 통해 지역의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중간지원조직이다. 우깨컴퍼니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수탁ㆍ운영하고 있으며 누구나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사회혁신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의 세 가지 핵심가치는 사회혁신의 ‘대중화’, ‘연결과 협력’, ‘적극적 다양성’이며 성평등플랫폼인 ‘성평등전주’가 지난 12월 20일 개관하여 운영 중이며 청년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공간 ‘사회혁신 전주’는 올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전주시청 뒤편에는 전주 원도심 중 하나인 노송동이 있다. 노송동에는 전주시민들이 외면했던 공간이 있다. 낮보다는 밤에 더 많은 사람이 보이는, 성매매 집결지가 존재하는 선미촌. 어느 날 이곳에 ‘성평등전주’라는 생경한 이름의 건물이 등장하면서 삭막한 이 공간에 다른 빛깔이 채색되기 시작했다. 성평등전주의 공간을 들어서면 성평등서점과 함께 여성협동조합 카페가 있는 커뮤니티 홀이 보이고, 다양한 젠더가 표시되어있는 성평등한 화장실 시그니처를 보게 된다. 그 공간의 절반은 선미촌의 역사가 기록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여성들이 보다 더 자유롭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인생의 동료들과 차 한 잔을 나누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성평등전주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쉼을 주는 공간인 커뮤니티 홀에서, 전북지역에서 30여 년간 성평등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여성운동을 해오고 계신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조선희 센터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선미촌은 노후화된 채로 방치되었던 동네, 환한 낮조차도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낙후된 지역이자 여성 인권침해의 위험한 공간, 청소년 출입금지의 공간이었다.
“성평등전주는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을 폐쇄하기 위해 전주시가 매입한 다섯 번째 업소 건물이었어요. 선미촌이라는 여성을 착취하던 공간이 여성 인권과 성평등, 문화예술과 마을공동체를 고민하면서 변모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성평등업소의 동네였던 선미촌이 성평등 플랫폼으로의 변화는 쉽지 않았다. 이곳이 본격적으로 변화될 채비를 갖추게 된 건 선미촌에서 반성매매 활동을 해오던 여성 인권 활동가들이 2000년 이후 여성 지원 활동을 지속하다가 2014년 젠더거버넌스를 통해 여성 인권 단체와 전주지속협 도시전문가들, 주민들과 함께 느리지만, 점진적인 방법으로 없애기로 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선미촌이 행정과 민간기업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폐쇄된다는 소식에 기획부동산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부동산 매물로 주목받게 되자 자기 이해를 충족시키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성평등한 인권의식이 없는 이들에게 여성인권의 관점을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주요한 과제였어요. 함께 기획하는 분들과 춘화박물관을 보러 춘천에 답사를 하러 갈 정도로 선미촌을 남성 중심적인 유흥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시각이 컸거든요. 이들에게 선미촌이 여성인권과 예술의 거리로 기억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했어요. 이후 선미촌은 ‘서노송예술촌’이라고 명명했지요.”
전주 지역의 애물단지 같았던 선미촌이다. 이곳은 ‘어째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시민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오고 가는 공간일 수 없는가’에서 시작된 물음이 결국 성평등전주를 탄생시켰고 지금도 변화 중이다. 노송동 주민들조차 낮에 다니기 어려웠던 거리가 이제는 대낮에도 거리낌 없이 차를 마시고 이야기하게 된 것에 놀라워한다. 앞으로도 성평등 활동가들은 여성인권의 침해공간으로 여겨졌던 선미촌을 보다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어린아이들 청소년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근처 업소들을 완전히 폐쇄시킬 예정이다.
탈성매매 여성들은 2-30센티의 높은 굽 신발을 신고 유리창에 전시된 몸으로 지냈던 일터가 이제는 주민들과 함께 대낮에도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니게 되고 이야기 나누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고 자신들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전시된 것에 대해 감동한다. 게다가 성매매 여성자활지원조례를 통해 생계비, 주거비, 교육비를 지원하면서 전국의 모델링이 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성매매집결지 폐지를 위해 애쓰는 도시재생, 문화활동가, 여성활동가들이 이 공간에 수차례 방문 중이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과 미투 이후 성평등 목소리가 높아졌고 성평등활동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에 비해 공간과 자원의 지원이 많이 없었어요. 이러한 요구를 담아내고 공간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활동가들을 위한 사업과 자기 생활 속에서 만나는 불평등한 연구주제 등도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선미촌은 새로운 콘텐츠들로 변화가 예고된다. 문화예술가들 사업가들, 공적인 사업들 복합문화공간(2호점)과 새활용센터(3호점)이 하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또 문화예술인들의 작업공간도 준비중이다. 현재는 성평등활동가들의 활동이 코로나로 위축되지 않도록 성평등한 지역사회를 위한 공모전 및 정책 제안 등 생활 속 캠페인 및 돌봄, 노동, 성평등 문화 집담회를 준비 중이다.
“성평등전주에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찾아주셔서 이 공간에서 많은 교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언제든 오면 좋은 사람, 재밌는 거리가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활동가들이 이 공간을 통해 비전도 함께 만들어가고 다양한 콘텐츠가 창의적이고 실험적으로 펼쳐지길 바라요. 또 이러한 활동의 성과가 정책적으로 반영되어 더 나은 성평등한 지역사회로 성장하길 바라요. 미투 이후 여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수만 가지 불편한 문제들과 싸우고 있어요. 가부장제 문화 직장 가정 내 어느 공간에서도 자유롭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잖아요. 성평등전주가 젊은 여성 그룹들에게 지치고 힘들 때마다 언제고 서로에게 힘을 주고 자원이 되어주는 희망의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성평등전주는 노송동 원도심의 등대가 되어 전주지역 여성 인권의 어두운 역사를 비추며 지역 시민들의 기억과 기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성 구매자의 발걸음이 이어진 유리방과 폐공가로 낙후되었던 골목들이 도시재생 과정을 통해 함께 만들어갈 성평등한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곳이다. 앞으로의 성평등한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곳이다. 여성 인권과 예술의 공간으로 아름답게 기록되어 가는 앞으로의 성평등전주와 선미촌의 모습을 기쁘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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