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림을 꾸린지 18년이다. 살림을 꾸리면서 사장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손님이죠. 왜냐면 장소가 매우 협소하고, 가게 외관을 신경 쓰는 편도 아니어서 차라리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료를 드리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찻값도 올리지 않게 됐죠. 솔직히 이곳에서 장사하는 동안 월세도 오르고, 재료값도 많이 올랐어요. 그럼에도 가격과 맛은 변함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그런 마음을 손님들도 아시기 때문에 꾸준히 찾아주시는 것 같구요.
이곳에서 시장이 변해가는 모습을 다 보셨을 텐데, 주변 환경이 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시장에서 인간미가 묻어났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자기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시장에 커피집이라곤 우리집 포함해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문어발식으로 이것저것 장사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이곳에 있다 보니까 욕심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언제부턴가 한옥마을과 연계한 관광상품이 되다 보니 그릇가게에서 커피, 아이스크림, 물, 양말까지 잡화상처럼 이것저것 파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게 참 안타까워요. 장사를 오래 하는 사람은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루살이처럼 사는 게 아니고, 내 자리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오늘 안 오면 내일은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넘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가게 혹은 어떤 동네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가게는 불 끄면 끝나요. 그러나 제가 불을 켜고 있는 동안에는 어떤 사람이든 마음 따뜻하고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제 사람들이 시장을 찾지 않지만, 그럼에도 저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계속 이곳에서 장사하고 싶어요. 특별하게 기억되기보다는 그냥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이곳에서 손님들에게 쌍화탕 드리고 싶어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10년 후에도 쌍화탕을 손수 만들어 손님들과 함께 지내고 싶다던 소망을 전하던 이미화 대표는 변해버린 시간에 우두커니 멈춰있지도, 쏜살같은 시간에 쫓겨 자신만의 철학을 잃어버리지도 않은 듯 보였다. 수더분한 말투 속에서 느껴지던 시장에 대한 애정과 손님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던 ‘은혜쌍화탕’을 나오면서, 어쩐지 수일 내 다시 이곳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