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잘 쌓아가고 있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길 15-25
직 업 베이커리 사장님
입 문 2019년
운 영 화~일 11:00-22:00 (월 휴무)
070-8865-1525
#묵직한 쿠키 #성실함 #디저트 카페
출처_도시살림 vol.04 107P~121P
에디터_정은실
※ 이 기사는 잡지〈도심살림 vol. 04〉에 실린 더블도어 박아리아 기사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더블도어의 나무문은 비에 젖어 조금씩 짙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지난 후 햇볕에 마른 나무 문의 색은 비가 오기 전과는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한결같지 않아서 관리하기 번거로울 수도 있는 이 문이 더블도어 박아리아 사장님에겐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어느새 2년 차 되는 카페는 처음 왔던 손님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함께 오는 곳이 되었다.
사장님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매일 새로 시작하는 불안한 마음이었다가도 손님들의 시간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더블도어의 시간도 잘 흐르고 다는 걸 깨닫고 안심한다. 하루하루 잘 쌓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손님들의 변화와 더블도어(나무문)의 변화를 보며 잊지 않는다.
자기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커피와 쿠키를 만들고 있는 사람입니다.
디저트 카페 운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 커피 만드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드라마 커피프린스였어요. 드라마를 통해 바리스타에 관한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다른 공부를 하고 있던 와중에 ‘딱 6개월만 해보자’ 하고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다행히 재미도 있고 하는 만큼 성과도 나와서 계속할 수 있었고 카페도 열게 됐어요.
결국 처음 생각했던 곳에서 시작하게 됐네요. 그 후 지내 온 시간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골목에 자리 잡고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실감했어요. 마치 제가 고물자골목의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에요. 공사하면서 창문에 붙인 오픈 공지를 보고 바늘소녀공작소와 보라식당 사장님,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직원들까지 홍보를 많이 해줬어요. 맞은편 남문과자유통 사장님은 카페가 쉬는 월요일에는 택배를 대신 받아 주세요. 3분 거리에 있는 카페 라스트위크와 빌런 사장님은 근거리에서 같은 업종으로 경쟁자가 될 수 있는데도 먼저 와서 인사해주고 응원해줬어요. 노하우도 거침없이 알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배운 점이 많아요. 서로가 잘 되면 동네도 잘 되고 동네가 잘 되면 서로가 잘 되는 거라는 걸 알게 됐죠. 이런 경험에서 오는 여유와 따뜻함이 동네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했어요.
더블도어 쿠키의 특징이 있나요?
더블도어의 쿠키는 크고 묵직해요. 쿠키를 만드는 방식은 제 가치관과 닮아있어요. 무엇을 하든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어릴 적 슈퍼에서 사 먹는 초코칩 몇 개 없는 쿠키와 달리 초코칩과 같은 부재료를 가득 넣으며 만들고 있어요. 물론 손님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해요. 도우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어요. 쿠키에서 도우의 맛을 느끼며 도우만 먹었을 때도 쫀득하다든지 빠삭하다든지 도우의 맛을 느끼고 싶은데 더블도어 쿠키는 그런 맛이 적게 느껴지고 부재료의 맛이 많이 느껴진다고 하기도 해요. 그래도 저의 초점은 하나에요. 먹을 거면 제대로 먹고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하지 말자.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성실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렸을 때는 개근상이 학교에서 제일 중요하고 큰 상이었어요. 부모님의 가르침 속에서 결석이나 조퇴라는 건 없었죠.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못 하는 거 같아서 답답했는데, 이제는 영업시간을 잘 지키고 가게를 꾸준히 여는 성실함으로 발현되고 있어요. 여럿이 일하는 회사가 아니라 혼자 일하는 곳이다 보니 가게 문을 열지 말지가 제 선택으로 이루어져요.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손님이 없으면 없는 대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넋두리에요.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아요. 매일매일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가게 운영의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대표님께 쿠키를 만드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소년원에서 재범률이 제일 낮은 이가 제과제빵을 배운 친구들이라고 해요. 빵을 굽기 위해 정확한 계량과 공정, 긴 발효 시간을 기다리면 공들인 시간만큼의 결과를 얻고, 만든 빵을 직접 먹거나 여유분은 주변에 나눠주는 경험을 하는거죠. 우리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작은 성취와 나눔의 기쁨이 그 친구들에게는 없었던 거에요. 이처럼 쿠키를 통해 손님들에게 생기는 작은 변화가 쿠키를 만드는 의미이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더블도어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더블도어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이 공간의 여유로움을 즐기면 좋겠어요. 더블도어는 큰 테이블을 넓은 간격으로 배치했어요. 혼자 시간을 보내도 어색하지 않은 여유로운 공간이죠. 북적이지 않는 공간의 여유와 재촉하지 않는 시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카페에서 커피와 쿠키가 맛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블도어에 찾아오는 분들이 이 공간의 여백을 여유로써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고, 이 여유를 더 많은 분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덧붙여 커피나 디저트가 어렵게 느껴질 때, 찾아와주세요. 고민은 저희가 할게요. 맛있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더블도어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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