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는 상상을 하면,
해낼 수 있게 돼요
전북 남원시
직 업 소리꾼
연락처 010-5152-6647
이메일 hyeewoo8848@daum.net
운 영 문의 후 방문
#소리 #소리꾼 #남원
만남일_2024.02.07
에디터_설지희, 최아현
사진_이정준, 인터뷰이 제공
만남
성실한 것도 재능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일에 정통하려면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실상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향을 위해 묵묵히 일상을 꾸리며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성실함과 꾸준함을 무기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 양혜원을 만났다.
사람
딸만 셋인 집에서 장녀로 자랐어요. 첫째로 자라면 그런 게 있잖아요. 무던하고, 무슨 일 있어도 티를 잘 안내고요. 별말 없이 묵묵하게 연습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집에서 이렇게 지내다 보니 교우관계도 비슷했어요. 중학교 때 전교 회장을 했어요. 아무래도 학생들을 대표하는 것이니까 모범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기도 했죠. 친구들을 돕기도 하고, 연습을 성실히 하기도 하면서요. 그러다 보니 미리 준비하고, 착실하게 연습하는 습관들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덕분에 자신감이 자연스레 붙었어요. 자신이 있으니까 즐거웠죠.
솜씨
‘오늘’이라는 창작음악팀에 소속되어 있어요. 저는 전통이라는 단어에 너무 갇히고 싶지는 않아요. 세상은 늘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전통적인 것을 과거의 온전한 형태로만 지켜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동시에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소리가 있고, 그걸 낼 수 있어야 더 다양한 것들을 쉽게 해낼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인 것들도 뒤처지거나 퇴색되지 않도록 늘 애쓰고 있죠. 전통적인 기본기를 갖추되, 거기에 너무 갇히지는 말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발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19년도에 안숙선 선생님과 함께 서울국악원에서 ‘꿈인 듯 취한 듯’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했어요. 유미리 선생님, 염경애 선생님과 객원 소리꾼 등 6명 정도 참여한 작품이었죠. 춘향가, 적벽가 이런 것들을 꿈인 듯, 취한 듯 상상하면서 공연이 전개되는 형식이었어요. 이 공연을 올리면서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웠거든요. 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임을 해야 하는지,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소통하는 것, 나와 주변, 극 전체를 돋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대 위에서의 노하우들을 많이 배웠어요.
지역
저는 남원에서 대산면이라는 곳에서 살았어요. 전형적인 농촌이었어요. 주변에 논밭이고, 초등학교에도 전교생이 40명뿐이었어요. 다 같이 어울려서 따뜻하고 천진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나요. 물가에서 물고기 잡고, 논 쏘다니다 거머리에 물리고. 자연 사이사이 헤집으며 놀았어요. 도시에서 살았던 친구들하고는 전혀 달랐다는 걸 나중에 알았죠. 남원에서 자란 덕에 소리를 접할 기회가 다른 도시보다 훨씬 많았어요. 부모님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더 자주 공연을 보러 갔고요. 많이 보니까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죠.
인사
사는 동안 어려운 일이 얼마나 많아요. 나를 방해하는 것도 너무 많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도 너무 많고요. 그래서 긍정적으로 말하는 게 입에 붙은 것 같아요. 연습이 습관이 되었던 것처럼 말하는 것도 습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잘 해내는 상상을 해요. 스스로를 세뇌하는 셈이기도 해요. 그럼 대체로 해냈던 것 같아요. 끝까지 해내려고 하죠. 당연히 애써도 안 되는 일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 시간들이 무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끝까지 해봤다는 경험이 중요한 거니까요. 그러면 반드시 배우는 게 있거든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자라왔고 지금의 제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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