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가 사촌 중에 가장 막내였어요. 언니, 오빠들이 전부 고등학생, 대학생 그랬죠. 4살쯤이었나? 제가 혼자 연기하고 이런 걸 정말 좋아했대요. 그래서 사촌 언니, 오빠들이 저를 업고 탤런트 학원에 시험을 보러 간 거예요. 부모님 몰래요. 그런데 덜컥 학원 시험에 붙어버린 거죠. 그렇게 배우를 시켜보려고 아역배우들 다니던 탤런트 학원에도 다니면서 드라마 단역도 했고, 연극도 몇 번 했고. 발레 학원도 다녀보고요. 그런데 이것저것 시키다 보니 배우가 생명력이 별로 길지가 않겠다는 생각이 드셨대요.
그러다 국악을 한 번 시켜볼까 하신 거죠. 그때 동네에 엄청 유명한 국악학원도 있었거든요. 그 학원에 당시 유명했던 오갑순 선생님이 계셨어요. 선생님께 한국무용도 배우고 가야금 병창도 배웠죠. 그런데 그때 제가 소리하는 걸 유난히 좋아했대요. 그래서 전공을 소리로 바꾸게 됐어요. 마침 또 동네에 소리로 유명하신 국가무형문화재 성우향 선생님도 계셨고요. 그분에게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우게 됐죠. 엄청 재미있었어요. 선생님도 정말 좋았고요. 국악을 시작한 건 4살 때, 소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인생의 90%를 예술을 하면서 자란 거죠. 그러다 보니까 그 모든 경험이 지금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소리만 하고 있지 않거든요. 창극도 하고, 라디오도 했고요. 그 모든 경험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됐어요.
인사
무대에 올라가면 여전히 떨려요. 긴장도 되고요. 그래도 한 가지 잊지 않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진심이라고 대답할래요. 이제는 잘하는 것에 욕심내지 않아요. 예전에는 내가 정말 잘해서 사람들이 모든 사람이 국악을 좋아했으면 하고 바랐어요. 그런데 요즘은 취향의 시대잖아요. 국악을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죠.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라고요. 공연을 하는 사람은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를 전하는 것뿐이에요. 대단히 잘하는 것에 욕심낼 필요도 없고요. 또 모르죠? 누군가 제 공연을 보고 국악을 좋아하게 될지도요. 그래서 매 공연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