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도 여름휴가를 갔었다고?


안녕하세요. 이달의 에디터 ‘준걸’입니다.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요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휴가와 피서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계실텐데요. 우리 조상들도 맑은 시내나 산간 폭포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가지고 간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고유한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7월의 세시풍속, 유두절(음력 6월 15일)을 소개해볼게요.


혜원 전신첩 - 계변가화 신윤복, 종이에 채색, 28.2 x 35.6 cm, 간송미술관 소장(출처: 공유마당)


유두(流頭)는 흐를 류(流)와 머리 두(頭) 자에서 유추할 수 있는 바와 같이,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매년 음력 6월 15일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빗은 다음 그 빗을 벼랑에 던져버리면 그 해의 액운을 없애준다고 믿었다고 해요.

유두의 첫 시작을 확실하게 추정하긴 어렵지만, 신라시대 처음 생겨난 풍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 희종 때의 학자 김극기(金克己)의 '김거사집'에는 "동도(東都·경주)의 풍속에 6월 15일 동류수(東流水)에 머리를 감아 액을 떨어버리고, 술 마시고 놀면서 유두잔치를 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 유두잔치가 일가 친지들이 맑은 시내나 산간폭포에 가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은 뒤, 가지고 간 음식을 먹으면서 서늘하게 하루를 지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유두날 아침에는 연중 농사가 잘 되게 해 달라고 사당에 곡식을 올려두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어요. 유두절 전후로 밀을 수확하는 시기여서 밀가루 음식을 많이 했는데, 특히 유두면은 긴 국수가락이 아닌 구슬 모양으로 만들어요. 밀가루를 반죽해 구슬처럼 만들고 오색으로 물들인 뒤, 세 개씩 포개어 색실로 꿰어 맵니다. 조상들은 유두면을 몸에 차거나 문짝에 매달면 악신을 쫓는다고 믿었습니다.

이처럼 유두는 새로운 과일이 나고 곡식이 여물어갈 무렵에 몸을 깨끗이 하고 조상과 농신에게 정갈한 음식물로 제를 지내며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오랜 풍속 중의 하나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유두잔치도 벗이나 가족과의 화합을 다지고,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를 담아 떠나는 일종의 피서였겠지요.

과거에는 유두절이 농번기의 보름이었으니 중요한 명절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유두절을 기억해 챙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올해 유두절은 양력 7월 20일인데요, 이 날은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기며 밀가루 음식으로 한 끼 식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당신의 일상에 전통이 잠시 머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