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저는 매듭 일을 4대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저로 이어지고 있죠. 자라는 내내 집에서 매듭 작업하시는 걸 보고 자라서 모든 과정이 익숙했어요. 할머니가 ‘너는 매듭을 해야겠다. 넌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씀을 종종 하시기도 했고요. 저도 매듭 일을 하는 게 좋았어요.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매듭을 하게 되었죠.
할머니와 어머니가 일을 하시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매듭 일은 손을 움직이고 인지가 있을 때까지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고, 살면서 겪는 희노애락을 매듭으로 풀어 내시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돈이 안 되더라도 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거창하게 매듭을 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늘 하던 일이니까.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잔심부름하고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면서 같이 실도 꼬고, 상여 술도 달고 그랬죠. 조금 커서는 어머니 작업도 도와드리고요. 어릴 적부터 꾸준히 일을 도우면서 배우고 있었던 셈이에요. 실질적인 매듭 작업 보조부터 주문을 받는다든지, 고객들 응대하는 것까지요. 주문 제작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돼요. 이렇게 일상처럼 곁에서 돕다 보니 오늘날의 제가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