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나온 흙 인형, 죽살이 토우


“나.. 신라에서 나고 자란 인형임. 할아버지랑 같이 큰 무덤에 누워서 오래도록 내가 지켜줬는데, 얼마 전 낯선 힘에 이끌려 세상 밖에 나왔어. 어리둥절한 채 돌아다니다 보니 신기한 게 많더라. 살아 있는데 마음이 쓸쓸히 죽어버린 사람도 있고, 나를 만들어 줬던 도공과 비슷하게 생겨서는 네모난 덩어리를 주물럭거리는 사람도 봤어. 어쨌든 오래 존재하다보니 나를 다정하게 불러주는 사람도 생기더라. 이 세상에서는 뭐든 쓸모가 있어야 된대서 멀리 후백제까지 일하러 왔어. 이제 대한민국 전주시래. 캬, 세상 참 많이 변했다.”

흙으로 만든 인형, 토우를 아시나요? 토우는 전세계적으로 출토되는 유물로 재료도 다양하고 제작된 시대의 폭도 넓은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5~6세기 신라시대 무덤의 부장품으로 쓰인 토우를 가리킵니다. 선조들은 현재의 삶이 죽음 이후에도 이어진다고 믿으며 여러 껴묻거리를 죽은 이와 함께 무덤에 묻어주었는데, 토우도 죽은 이의 가장 가까이에서 떠나는 영혼을 지켜주는 친구였을 겁니다.


망자의 안녕을 기원하고, 죽음과 삶의 경계를 함께하는 토우가 내 옆의 친구라면 어떨까요? 프롬히어는 상상력을 발휘해, 죽음과 삶을 아울러 이르는 토박이 말 ‘죽살이’에 ‘토우’를 붙여 죽살이 토우를 만들어봤습니다. 신라시대 토우 유물은 장식적이면서 엄숙한 중국, 일본 토우와 달리 장난감 정도의 크기에 익살스럽고 천진하게 표현되어요. 바쁜 현대사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살이 토우는 어떤 말을 건넬까요? 전주로 온 죽살이 토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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