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주로 와서 집을 짓고 한옥마을로 들어왔어요. 그때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죠. 그중에는 돈 문제가 팔 할이었고요. 그래도 다행히 일이 있었어요. 전주 톨게이트 현판도 하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사 가기도 하고요.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자리 잡았어요. 지금도 제가 공방했던 건물은 있어요. 그런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고 땅값이 오르니까 도저히 공예인들이 버틸 수가 없어요. 지금은 한옥마을 초창기에 있던 공예인들이 다 외곽으로 가거나 사라져 버렸죠. 그게 참 모순인 것 같아요. 경제적인 이유로 또 어디론가 다들 떠밀려 가야 한다는 게.
그래도 23년 전에 이곳으로 오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도 하고, 개인적인 역량이나 실력 같은 것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제일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다만 바쁘게 움직이느라 놀아보지를 못했거든요. 젊음을 실컷 누려보지 못했던 것 같고, 삶의 테두리 속에서만 있었던 것 같아서 아쉬울 때도 있죠.
인사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수십 년을 건너온 사람의 에너지는 대단했다. 나무 자체가 영감이라는 김종연 보유자는 인터뷰 내내 생기를 잃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며 색이 우러나는 것이 아름답지 않냐고 연신 되묻던 김종연 보유자의 순순한 물음이 내내 곁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