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공방 안이 내가 최고로 행복한 공간이지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88

전북무형유산 민속목조각장 보유자 김종연


직 업   민속목조각장

운 영   문의 후 방문

           




#목조각 #목침 #현대미술

만남일_2025.04.03

에디터_최아현 | 사진_이정준

공방 안이 내가 최고로 행복한 공간이지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88

전북무형유산 

민속목조각장 보유자  김종연


직 업   민속목조각장

운 영   문의 후 방문 




#목조각 #목침 #현대미술

만남일_2025.04.03 | 에디터_최아현 | 사진_이정준

만남


시간이 쌓인 공간은 한눈에 태가 난다. 민속목조각장 김종연 보유자의 공방 ‘목우헌’이 그랬다. 가장 초반의 작업물부터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근래의 작품까지 공방 이곳저곳을 채우고 있었다. 초봄, 켜켜이 쌓인 나무의 시간을 조각해 온 김종연 보유자를 만났다.


사람


저는 1961년생이고요. 고향은 전북 장수에요. 장수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졸업 후에 바로 목조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대한민국 목공예명장이자 전북무형유산 민속목조각장 보유자입니다.


고등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목각을 좋아했던 분이에요. 학기 중에 제가 비누 조각을 한 걸 보고는 잘한다고 수업 끝나면 나오래요. 그렇게 미술 선생님하고 목각도 하고, 비누 조각도 해서 고등학교 3학년 체육대회 때 전시할 정도로 작품을 만들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목조각에 푹 빠진 거죠.


목조각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정할 일이 있으면 고민이 없었어요. 결단하면 바로 하는 거예요. 제가 무언가를 좋아하면 그걸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거든요. 승부욕도 세고요. 어릴 때부터 잘하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끈기, 열정, 추진력이 대단했어요.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솜씨


통나무든, 판재든 재료를 보면 내가 무엇을 할지 머릿속에 그려져야 해요. 그걸 못하면 조각을 못하는 거예요.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한들, 곧 다 지워지잖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데생을 배워야 해요. 데생을 배우면서 파야 하는 부분과 도드라져야 하는 부분을 구분해 보는 거죠. 그 다음에는 계속 해 보는 거예요. 스스로 깎아보면서 칼이나 나무의 특성도 익히고, 머릿속에서 그린 그림과 실제 만든 것을 보고 골몰하면서 완전히 익혀야 하죠. 어느 날 말로 잠깐 듣고, 수업 좀 들었다고 바로 무언가 조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예요.


작품에 대한 생각은 확고해요. 살아있는 작품이 되려면 작품을 보는 사람도 같이 공감하고 느껴야 해요. 만든 사람만 알아보고, 즐거우면 뭐해요. 보는 사람도 작품의 의도를 유추하고 무엇인가를 느껴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평가나 반응을 얻었을 때가 가장 보람차고 짜릿합니다.

지역


전주로 와서 집을 짓고 한옥마을로 들어왔어요. 그때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죠. 그중에는 돈 문제가 팔 할이었고요. 그래도 다행히 일이 있었어요. 전주 톨게이트 현판도 하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사 가기도 하고요.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자리 잡았어요. 지금도 제가 공방했던 건물은 있어요. 그런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고 땅값이 오르니까 도저히 공예인들이 버틸 수가 없어요. 지금은 한옥마을 초창기에 있던 공예인들이 다 외곽으로 가거나 사라져 버렸죠. 그게 참 모순인 것 같아요. 경제적인 이유로 또 어디론가 다들 떠밀려 가야 한다는 게. 


그래도 23년 전에 이곳으로 오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도 하고, 개인적인 역량이나 실력 같은 것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제일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다만 바쁘게 움직이느라 놀아보지를 못했거든요. 젊음을 실컷 누려보지 못했던 것 같고, 삶의 테두리 속에서만 있었던 것 같아서 아쉬울 때도 있죠. 



인사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수십 년을 건너온 사람의 에너지는 대단했다. 나무 자체가 영감이라는 김종연 보유자는 인터뷰 내내 생기를 잃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며 색이 우러나는 것이 아름답지 않냐고 연신 되묻던 김종연 보유자의 순순한 물음이 내내 곁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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