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제 꿈은 고려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거예요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원촌길 46

전북무형유산 사기장 이수자 강의석


직 업   사기장

운 영   문의 후 방문

           



#청자 #상감 #가오요 #운학문

만남일_2025.06.23

에디터_최아현 | 사진_이정준

제 꿈은 고려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거예요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원촌길 46

전북무형유산 사기장 이수자 강의석


직 업   사기장

운 영   문의 후 방문 




#청자 #상감 #가오요 #운학문

만남일_2025.06.23 | 에디터_최아현 | 사진_이정준

만남


하지가 막 지난 여름, 뜨거운 볕을 몰고 공예가 강의석의 공방이 있는 가오리에 도착했다. 작업실과 공간을 가득 채운 작품들을 지나자 안쪽에 마련된 아늑한 찻상이 눈에 들어왔다. 인사를 나눈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차를 우리는 일이었다. 그렇게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의 온도를 높였다.


사람


75년생, 청자 작업하는 강의석입니다. 20대 초반에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길 바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더라고요. 자연스러운 거죠.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인 채로 사는 것보다 좋은 사람 한두 명이랑 잘 지내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주변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남의 시선에 휘둘리며 살겠다는 건 아니고요. 누가 제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 ‘청자 잘해’, ‘작업도 좋고 성격도 좋아’ 이런 이야기 들을 수 있도록 살고 싶어요. 조금 더 욕심내자면 ‘그 사람 작품 참 따뜻하고, 선이 딱 떨어지는 게 깔끔하지.’ 이런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제 의도가 감상한 사람에게도 물씬 느껴진 것 같은 평가요.


솜씨


지금은 전북무형유산 사기장 이은규 선생님의 이수자로 있어요. 청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분명하게 기억이 나죠. 이은규 선생님과 함께 청자박물관에 있으면서 새로운 청자 기법을 배웠거든요? 그때 청자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청자는 도예 기술의 정점에 있거든요. 도예로 할 수 있는 모든 장식 기법, 기술이 다 집약되어 있는 것을 가리키면 청자인 거예요. 어떤 유물은 신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사람이 만들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대가 끊겨서 정확한 기술이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나름대로 기록을 찾아보려고 애쓰는데 거의 없어요. 결국 직접 시도해보면서 깨닫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꿈이 하나 있다면 고려시대에 가서 한 달 살기를 해보는 거예요. 타임머신 타고 딱 한 달만 살아보면서 어떻게 작업하는지 보고 싶어요. 너무 궁금해요.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작업의 방향성에 대한 것이에요.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요소에 대한 기준을 분명하게 두고 조화롭게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통적인 요소에 기준이 있다면 유약, 흙, 불이에요. 이 세 가지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대적인 요소는 문양이나 형태에서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요. 동그랗게도 만들어보고, 항아리 모양도 만들어보고, 지천에 널린 민들레 홀씨나 버드나무 문양을 넣어보기도 하면서요. 부안에 청자로 유명한 지역이 유천리인데 버들 류, 내 천 자를 쓰거든요. 부안의 정취를 담은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역


나고 자란 곳은 경기도 파주지만, 원광대학교 도예과에 진학하면서 전북에 오게 됐어요. 졸업 후에는 부안에 자리를 잡았죠. 전북의 여러 도시 중, 부안에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청자의 고장이라는 점이었어요. 청자하면 강진과 부안이 쌍벽을 이루었대요. 동시에 스타일은 조금 달랐어요. 강진은 흙이 밝고, 상형 청자를 많이 만들었고, 부안은 흙이 어둡고, 상감 청자를 화려하게 만들었어요. 화려한 상감기술이 제 마음을 더 사로잡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이유는 부안의 풍광이었어요. 청자가 많이 난다고 하는 유천리에 가면 물가와 버드나무가 흐드러져 있어요. 오리도 많고, 민들레도 많고요. 그래서 제 작업에 물가 풍경을 그린 것이 많은 이유이기도 해요. 지역적인 이미지를 살려서 부안의 풍광을 작품에 녹여내려고 하죠.



인사


‘선생님의 표정에서 완연한 행복이 느껴져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이 만드는 기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여러 리뷰를 떠올리면서 웃는 그를 보고 재채기하듯 내뱉은 말이었다. 그저 흙 만지는 시간이 좋다던 그의 진심이 느껴진 탓이었다. 흙, 사람, 청자 등 자신과 맞닿은 모든 것에 진심을 다하는 그의 태도 덕에 자연스레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기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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